볼거리·즐길거리 확충에 나섰던 울산시의 관광정책에 제동이 걸렸다. 민선 7기 송철호 시장직 인수위 시민소통위원회가 지난달 30일 업무를 마무리하면서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영남알프스케이블카 설치, 태화강 집라인·제트보트 운영, 태화강국가정원 추진 등 민선 6기 김기현 전 시장 시절 추진하던 관광활성화사업이 전면 재검토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통위는 생태관광을 위해 이들 사업을 변경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생태관광을 말하는 두갈래 견해가 민선 6기와 7기의 관광정책의 변화를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분명 민선 6기의 관광활성화정책의 기조도 생태관광이었다. 울산시가 영남알프스케이블카, 태화강 집라인·제트보트, 태화강국가정원을 추진한 것은 바로 생태관광활성화를 위해서는 자연자원에 접근하는 동적인 방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여행을 즐기는 젊은 층들의 선호도가 높은 익스트림 체험거리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각 사업의 효과를 곰곰 따져볼 필요는 있지만 자연자원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고는 즐길거리를 만들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민선 7기도 분명 생태관광이라는 똑같은 방향으로 나침반을 놓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추진해온 사업들에 대해 자연자원을 훼손하는 비생태적 사업이라는 평가를 하고 있는 듯하다. 케이블카를 설치해서 사람들의 접근이 용이해지거나 태화강에서 제트보트를 타면 산과 강에 사는 생물의 생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목적어는 같으나 주어가 사람에서 생물로 바뀌었다. 태화강국가정원에 대해서도 국가생태정원이라는 이름으로 변경하면서 태화강 백리대숲· 둘레길 조성 등을 소통위의 의견으로 제시했다. 할 수만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으나 지역경제의 한축이 될만큼 관광산업을 일으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생태학과 관광의 합성어인 생태관광은 애초에 어울릴 수 없는 두 분야의 절묘한 접점을 찾아내 관광객들에게는 만족을 주고, 지역사회는 경제적 이익을 취해야 하는 어려운 일이다. 자연환경을 전혀 훼손하지 않는 완전 생태적 방법의 관광자원화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운데다 생태와 관광, 어느 쪽에 더 무게를 두느냐에 따라 견해차가 첨예하게 양분되므로 전폭적 지지를 얻어내기도 쉽지 않다.

관광산업은 제조업의 성장정체에 직면한 울산산업 다각화의 중요한 한 부분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다른 지역과 차별화되는 독특한 관광자원 개발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울산이 갖고 있는 관광자원 중 으뜸은 산과 바다, 강 등의 자연자원임도 분명하다. 민선 7기가 생태관광을 어떻게 창출해낼 지 관심을 갖고 지켜볼 일이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