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미란 울산여성가족개발원 연구위원

나는 내가 하는 일을 참 좋아한다. 내가 하는 일을 스스로 정의내리자면 여성과 남성을 비롯해 모든 사람들이 평등한 세상을 함께 만들어 나가는 것, 타인의 행복이 곧 나의 이익이 되고, 결국에는 모든 이에게 유익한 것임을 알리는 것, 그리고 가족이나 친구, 또는 처음 보는 사람일지라도 내가 아닌 타인은 모두 매우 소중한 존재이며, 꼭 그만큼만 나 역시도 매우 소중한 존재임을 더욱 많은 사람들이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내가 좋아하는 나의 일이다.

그렇지만 세상에 쉬운 일이 없는 만큼 우리 사회 내에서 이러한 인식을 뿌리내리게 하는 일은 참 쉽지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다. 그리고 이렇게 막연한 정의로는 다른 사람들을 이해시킬 수 없겠구나 하는 생각도 한다.

그런데 7월의 시작과 함께 내가 하는 일을 더욱 알기 쉽게 설명할 수 있는 좋은 예를 만났다. 그것은 7월2일에 있었던 민선 7기 시장 취임식에 참석한 시민대표의 모습에서 찾을 수 있었다. 특히 취임식에서 울산시민 21명이 대표로 참석해 애국가를 제창했는데, 그 모습을 보고 뭉클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여성도, 남성도, 꼬마나 어르신도, 제복을 입고 있어도, 평상복을 입고 있어도, 또는 본인이 나고 자란 고향의 옷을 입고 있어도, 거동이 조금 불편하거나 혹은 그렇지 않다고 해도, 또 다수의 사람들과 피부색이 좀 다르다고 해도 우리는 모두 울산 시민이자 각자가 울산의 대표이고, 모두가 차별없는 세상에서 살 권리가 있는 사람들이다.

이런 시민대표의 구성이 어떤 이에게는 별 대수롭지 않게 느껴졌을 수도 있고, 너무도 당연하다고 생각한 이도 있을 것이며, 반면에 어쩌면 반감을 가진 이도 있을지 모른다. 내가 하는 일은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이런 모습이 너무도 당연하고, 모든 이를 똑같이 소중히 여길 수 있는 지역사회를 만드는 일이다.

취임식을 지켜보면서 나와 같은 마음으로 일하는 우리 직원들도 다함께 보았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란 생각을 하니, 함께 하는 이들이 있다는 것에 새삼 뭉클한 마음이 들었다.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에서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이루어지는 성별, 종교, 장애, 나이, 사회적 신분, 출신 지역, 출신 국가, 출신 민족, 용모 등 신체조건, 혼인 여부 등 다양한 개인적 특성을 바탕으로 한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에 대한 정의를 내리고 있다. 서두에서는 굳이 양성평등이라 칭했으나 평등이든, 양성평등이든, 용어가 그 무엇이든 좋지 않은가. 단지 어떠한 특성을 바탕으로 하는 차별에 더 주목하고 있는가에 대한 차이가 있을 뿐 평등을 위해 뛰는 모든 사람의 마음에는 차별 없는 세상에 대한 갈망이 있다.

7월 첫째 주(7월1일~7일)는 양성평등주간이다. 울산광역시는 물론, 내가 몸담고 있는 곳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뜻을 담아 7월 한 달간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를 계기로 하여 7월에는 한분이라도 더 평등과 차별에 관해 생각해 볼 수 있기를 바라본다.

배미란 울산여성가족개발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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