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시립미술관 건립 사업 전격 중단
부산, 신공항·경남, 채무제로등 재검토
전문가 “폭 넓은 논의 통해 결정” 강조

송철호 울산시장 취임과 동시에 울산 시립미술관 건립사업이 전격 중단되는 등 지방자치 민선 7기가 출범하자마자 전임 시·도지사의 역점사업을 중단하거나 제동을 거는 움직임이 잇따르고 있다.

이미 적지 않은 행정력과 예산이 투입된 사업이라도 주민편익이나 경제적 효과 등을 따져 낭비적 요인이 있다면 중단이나 재검토를 하는 게 당연하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정략적 차원에서 전임 단체장의 사업이라는 이유로 지우기를 시도한다면 혈세 낭비에 다름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산에선 동남권신공항 건설 사업이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자유한국당 서병수 전 부산시장은 국토교통부 결정에 따라 김해공항에 활주로 1본을 추가 건설하는 김해신공항 건설계획을 지지하고 조속한 신공항 건설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오거돈 신임 시장은 24시간 운영할 수 있고 소음 우려가 없는 가덕도에 신공항을 건설해야 한다며 가덕신공항 재추진 계획을 주요 정책으로 내놨다.

국토부와 대구·울산·경남·경북 등 영남권 다른 지자체는 가덕신공항 사업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오 시장이 반발 기류가 적잖은 이런 상황에서 향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경남에서는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가 지사로 재임했을 당시 최대 업적으로 내세운 ‘채무 제로’ 운영방침이 재검토될 전망이다.

민주당 첫 경남지사로 당선된 김경수 지사는 지난달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갚을 게 정해져 있는 채무는 제로인데, 빚의 성격인 부채는 경남이 4200억원 정도”라며 “정치적 상징을 얻기 위해 도민 삶과 경제를 더 어렵게 만들었다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경남도는 지난달 27일 채무 제로 기념식수인 40년생 주목을 철거했다. 이 나무는 채무 제로를 기념해 처음 심었던 사과나무가 고사한 이후 세 번째 나무로 심었으나 결국 고사 판정을 받았다.

경기도에서는 남경필 전 지사의 역점사업인 청년연금 사업을 폐지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고, 광주에서는 이미 254억원의 예산을 집행하고 올해 12월 또는 내년 초 2호선 1구간 공사를 시작한다는 목표로 추진되고 있는 도시철도 2호선 건설 사업의 원점 재검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임 단체장의 역점사업을 폐기할지, 아니면 계승할지를 신임 단체장이 독단적으로 결정할 것이 아니라 전문가·시민사회 등과의 폭넓은 논의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방재정에 현저하게 부담을 주거나 특정 집단에만 도움이 되는 사업은 과감하게 폐기해야 하지만, 전임 단체장의 사업을 중단시키려는 데 주안점을 뒀다면 제어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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