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까지 69척 수주에도 고부가가치 ‘알짜 수주’ 감소
매출 전년보다 30.3% 급감…올해 목표 달성도 불투명

 

현대중공업이 올해 상반기 수주실적은 지난해와 비교해 늘었으나 매출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해양플랜트나 LNG선 등 대형 프로젝트나 고부가가치 ‘알짜 수주’가 적었기 때문이다. 또 2016년과 2017년 수주가뭄에 따른 기저효과도 반영되는 등 갈 길은 여전히 멀다.

4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3사의 수주실적은 55억5800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목표 수주액 147억7600만달러(상선부문 132억달러, 해양부문 16억달러)의 37.6% 달성률이자, 전년 동기대비해서는 45%나 늘어난 수치다.

현대중공업은 5월까지 총 69척의 선박을 수주했다. 비수기인 1월부터 최근 4년 중 최대치인 10억달러의 실적을 올렸고, 2월말~3월초엔 일주일 새 8척의 ‘릴레이 수주’에 성공하는 등 활발한 행보를 보여왔다.

 

이로써 현대중공업은 2016년 상반기 수주실적이 10억달러에 그쳤으나 지난해 42억달러, 올해는 56억달러(5월 누계)로 증가했다. 최근 몇 년새 극심한 ‘수주가뭄’에서 벗어나 서서히 회복하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마냥 달갑지 않다. 수주실적은 늘었으나 매출액은 줄었다. 현대중공업은 5월까지 3조14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30.3% 크게 감소했다.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도 전년대비 각각 24.8%와 14.7% 줄었다. 이 추세대로라면 현대중공업은 올해 연간 목표 매출액 7조9870억원 달성이 불투명하다. 5월까지 매출액 연간 달성률은 39.3%에 그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는 해양플랜트나 LNG선 등 대형 프로젝트나 고부가가치 ‘알짜 수주’가 적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중공업이 수주한 69척 가운데 LNG선은 5척에 불과하다. 탱커(19척), 컨테이너선(19척), LPG선(10척) 등이 주를 이룬다. 대우조선해양이 상반기 수주한 26척 가운데 10척을 LNG선으로 채운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해양플랜트는 수주가 한 건도 없다. 현대중공업은 결국 오는 8월 해양공장의 가동을 중단할 예정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LNG운반선과 해양플랜트가 수주의 핵심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 등의 저가공세로 인해 수주여건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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