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까지 사무실 비우기로…사실상 정기취항 불가

▲ 울산공항 활주로를 이륙하고 있는 제주항공. 경상일보 자료사진

10일까지 사무실 비우기로…사실상 정기취항 불가
짧은 활주로등 인프라 열악, 대형기종 투입 힘들어
저비용항공사 추가 취항도 어려워…제도보완 절실

울산 정기취항을 저울질하던 저비용항공사 제주항공이 울산공항에서 철수한다. 저비용항공사 취항을 통한 이용객 활성화 분위기를 이어가려던 울산시와 울산공항의 계획이 틀어진 가운데 답보상태에 놓인 공항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5일 울산시와 한국공항공사 울산지사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지난 5~6월 두달 간 부정기 임시 운항이 지난달 30일부로 마무리됐다.

특히 제주항공은 내년 연말까지 계획된 울산공항 여객청사 내 마련한 사무실을 오는 10일까지 비우고 철수하기로 함에 따라 사실상 울산 정기 취항이 어렵게 됐다.

당초 제주항공은 울산 정기 취항에 상당한 관심을 보여왔다. 지난해 10월18일부터 28일까지 사전취항 형식으로 11일 간 울산~김포, 울산~제주 노선을 하루 2회씩 왕복 운항하며 사업성도 검토했다. 당시 짧은 운항기간 동안 평균 87.2%의 탑승률을 보여 울산 정기 취항에 긍정적인 기류가 형성됐다. 또 올해 5월1일부터 6월30일까지 울산공항에 임시 노선을 개설해 울산~김포, 울산~제주 항공편을 띄우며 향후 정기 취항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제주항공 울산 정기취항이 끝내 무산되면서 울산공항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가장 먼저 충분한 배후수요에도 불구하고 국내선 공항이라는 운항제약 때문에 수익성을 고려해야하는 항공사 입장에서는 섣불리 울산 취항을 선택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실제로 제주항공은 국제선을 띄울 수 있는 무안공항에 당분간 주력할 것으로 항공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 짧은 활주로 등 열악한 인프라로 인해 대형 기종 투입이 힘든 점도 항공사들의 울산공항 진출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김해신공항 건설, 대구공항 통합이전 등 울산공항 주변으로 막대한 예산이 수반되는 사업이 계획돼 있는 상황에서 단기간 내 울산공항 인프라 확충 및 개선이 이뤄지기도 힘든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저비용항공사로 겨우 KTX개통 이전의 80~90% 수준을 회복한 울산공항의 활성화가 답보상태에 놓이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운항편수 증가가 곧 여객 증가로 이어지는 것을 확인했지만 현재로서는 저비용항공사 추가 취항이 녹록지않고, 또 울산에 취항중인 기존 대한항공과 에어부산이 급격히 항공편을 늘릴리는 만무한 상황이라 새로운 방안을 찾아야한다는 지적이다.

울산공항 관계자는 “기존 취항 항공사에 주력하면서 운항편수를 추가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한편, 소형항공사를 통한 강원권·호남권 등 신규 노선 취항을 유도하는 틈새전략에 나섰다”며 “한반도 평화 무드가 무르익으면서 지자체들별로 남북 경협을 위한 준비가 이뤄지고 있는데, 울산이 이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핵심 교통인프라인 ‘항공’과 관련한 규제 완화와 제도적 보완을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공항에 따르면 지난 6월 총 610편의 항공편이 운항해 7만1987명의 승객이 울산공항을 이용했다. 지난해 동기(4만2201명) 대비 46.6% 증가했다. 제주항공의 5~6월 부정기편 운항 분석결과 총 97편 운항해 1만4155명이 이용(잠정)한 것으로 나타났고, 탑승률은 75.6%로 나타났다.

김준호기자 kjh@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