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 원유수출 제재 움직임에
이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
현실화땐 국제유가 폭등 전망
정부 단계별 대응책 마련 나서

한국경제가 ‘글로벌 무역전쟁’에 이어 ‘이란발 지정학적 리스크’라는 암초에 직면했다. 미국의 이란산 원유 수출 제재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것이라고 위협, 현실화될 경우 국제 유가급등과 원유 수급위기 등 ‘제3차 석유파동’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상존해 있다. 정부는 호르무즈해협 봉쇄시 국제유가가 치솟을 것으로 전망, 단계별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이란은 미국이 자국산 원유 수출을 제재할 경우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을 봉쇄할 것이라고 이란혁명수비대(IRGC) 사령관이 4일 밝혔다.

이스마일 코사리 사령관은 이날 영저널리스트클럽(YJC) 웹사이트에 실린 인터뷰에서 “그들(미국)이 이란의 원유 수출을 중단시키길 원한다면, 우리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어떤 원유 선적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 만과 오만 만을 잇는 해상 통로로, 전 세계 원유 해상 수송량의 30%를 점하는 요충지다.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이란, 이라크 등 중동 국가들에 전체 원유 수입의 80% 이상을 의존하고 있다.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 ‘제3차 석유파동’이라는 재앙이 초래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이란 제재를 복구 중인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현재 유럽과 아시아 동맹국, 중국, 인도 등에 11월4일까지 이란산 원유 수입을 전면 중단해야 하며 위반할 경우 제재를 가하겠다고 경고, 석유전쟁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정부는 이란과 서방국가의 갈등이 심화,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게 될 경우 단기적으로 국제유가가 두바이유 기준으로 배럴당 150~180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 분석 결과 1단계 시나리오로 이란 추가 제재에 따라 유럽과 일본, 한국이 이란산 원유수입을 일부 감축할 경우, 기준유가(배럴당 102달러) 대비 배럴당 10달러가 추가상승한다고 봤다.

2단계 시나리오는 이란 추가 제재에 따라 중국과 인도를 제외한 모든 국가들이 원유수입 일부(이란산 원유의 50%)를 감축하는 경우 기준유가 대비 배럴당 17달러가 추가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또 초 고유가 시대 도래시 유로존의 재정위기가 확산하고, 세계경제가 급격히 침체하는 더블딥이 발생, 석유수요가 급감하면 유가도 급감할 것이라는 저유가 시나리오도 제시했다.

국제유가는 현재 사우디아라비아가 증산 의지에도 불구, 이란발 지정학적 리스크 우려로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 3일 장중 배럴당 75달러를 돌파했다. WTI가 배럴당 75달러를 넘은 것은 2014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9월분 북해 브렌트유는 배럴당 0.6% 상승한 77.76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의 경우 올해만 20% 넘게 가격이 올랐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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