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 진행…여성단체 회원들 “가해자는 감옥으로, 피해자는 일상으로”

성폭력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두 번째 공판기일이 12시간 넘게 진행됐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조병구 부장판사)는 6일 오전 10시 안 전 지사 사건의 제2회 공판기일 심리를 시작, 7일 오전 1시 45분께야 재판을 마쳤다.

이날은 고소인인 전 충남도 정무비서 김지은 씨의 피해자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김 씨는 재판 시작 후 점심시간 휴정 2시간을 제외하고 오후 5시까지 5시간 동안 검찰 측 주 신문을 거쳤다.

이어 오후 5시부터 재판이 끝날 때까지 저녁 휴정 1시간을 뺀 7시간 45분 동안 피고인 측 반대 신문, 검찰 측 재신문, 재판부 직권신문에 응했다.

김 씨는 오래 걸리더라도 이날 안에 피해자 증언을 마치고 싶다는 의사를 재판부에 전달해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재판은 김 씨의 사생활 보호 등을 이유로 비공개로 진행됐다.

법원은 피해자 보호를 위해 피고인 안 전 지사 자리 앞에 차폐막을 설치, 김 씨와 안 전 지사가 직접적으로 서로 시야에 들어오지 않도록 했다.

재판부 자리를 기준으로 피고인석은 왼쪽 벽면에 있고 오른쪽 벽면을 바라보게 돼 있어 차폐막이 없으면 재판부 정면 법정 중앙에 있는 증언대가 시야에 들어온다.

법원 측은 ‘성폭력범죄 등 사건의 심리·재판 및 피해자 보호에 관한 규칙’에 따라 김 씨의 요청을 들어 그가 증언하는 동안 김 씨의 ‘신뢰관계자’에 해당하는 지인이 곁에 있도록 했다.

또 증인지원관을 둬 휴정시간 등 이동 중에 김 씨와 안 전 지사 측 동선이 겹치는 일이 없도록 안내했다.

앞서 안 전 지사는 이날 법원에 출석하면서 “지난번 재판 때 김지은 씨를 봤는데 어땠는지” 등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대답 없이 법정으로 들어갔다.

그가 법원 현관 앞에 멈춘 차에서 내릴 때 여성단체 회원 10여 명이 “가해자는 감옥으로, 피해자는 일상으로” 등 구호를 외쳤다.

회원들은 구호와 같은 내용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을 계획이었으나 법원 측이 청사관리규정에 따라 이를 제지해 구호만 외쳤다.

일부 회원들은 청사 출입문 밖에서 안 전 지사 차가 들어올 때 팻말을 들고 서 있었다.

안 전 지사는 지난해 7월 29일부터 올해 2월 25일까지 김 씨를 상대로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4회, 강제추행 5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1회 등을 저지른 혐의로 수사를 받았고, 4월 11일 불구속 기소됐다.

다음 재판은 9일 오전 열린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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