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 함부르크에서 개최된 'ESL One‘ 전경[연합뉴스 제공]

[경상일보 = 연합뉴스 ] 'e스포츠'는 기본적으로 사이버 공간에서 벌어지는 게임의 기량을 겨루는 종목이지만, 앞으로는 '가상'이란 수식어가 다소 어색한 표현이 될지도 모르겠다.

    뉴욕타임스(NYT)는 올해 들어 미국에서 극장이나 쇼핑몰, 주차장 등 공간이 점점 e스포츠 경기장으로 바뀌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지난해 북미 지역 극장 관람객이 199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정도로 기존 오락 산업이 쇠퇴하면서 오프라인으로 나온 게이머들을 위한 공간인 e스포츠 경기장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NYT는 이런 사례를 소개하면서 "비디오게임이 현실을 장악하기 시작했다"며 "미국 내 1억5천만 명의 게이머는 옆자리에 앉아 팔꿈치를 맞부딪치며 게임을 즐기길 원한다"고 표현했다.

   물론, 이런 추세에 세계적 e스포츠 강국인 우리나라가 뒤처져 있던 것은 아니다.

    국내 게임업체 넥슨이 지난 2013년 설립한 '넥슨 아레나'는 세계 최초로 게임 회사가 직접 설립하고 운영하는 e스포츠 전용 경기장을 표방했다. 단체전과 개인전 경기 전용 진행 부스, 방송 시설 등을 갖췄다.

    2016년 개장한 상암동 '서울 OGN e스타디움'은 넥슨 아레나와 더불어 국내 e스포츠 경기장의 양대 산맥으로 꼽힌다.

    리그오브레전드(LoL)의 제작사인 미국 라이엇 게임즈는 오는 9월 종로구에 e스포츠 전용 경기장인 'LCK 아레나'를 개관한다. 450여석 관객석과 함께 전시공간·PC방·카페·코스튬플레이어 전용 공간 등을 합쳐 약 5천280㎡ 규모에 달한다.

    게임 방송을 주요 콘텐츠로 하는 아프리카TV[067160]는 전국 7개 도시에 8곳의 오픈 스튜디오를 운영하고 있고, 앞으로 제주와 인천 등지로도 확장할 예정이다.

    이곳에서는 스타크래프트와 배틀그라운드를 비롯한 인기 게임 리그 생방송을 진행한다. 참가자들이 직접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공간과 개인방송진행자(BJ)를 위한 스튜디오 등도 갖춘 것이 특징이다.

    e스포츠가 기존의 오락 산업을 대체할 주류 매체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지만, 게임이 오프라인·실생활 속으로 점점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는 점은 이미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그런 점에서 e스포츠가 시범 종목으로 채택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이 이 산업의 중요한 시험대로 여기는 시각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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