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족형 친환경 부도심’을 꿈꾸는 KTX울산역세권 신도시 개발사업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울산시가 KTX역세권을 중심으로 울주군 삼남면 신화리와 교동리 일대를 사통팔달의 교통체계와 공공청사, 주거 및 상업지역, 경관녹지까지 갖춘 자족형 도시로 개발할 예정이었으나 핵심시설인 복합환승센터 건립 지연에다 호텔 건립 투자유치 실패 등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역세권 개발을 이끌 선도사업들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투자환경 악화에 따른 상업지역 개발지연 또한 불가피해 자칫 생활기반시설 없이 주거단지만 들어서는 기형적 도시개발로 이어질 수 있기에 걱정이 적지 않다.

울산시는 당초 태화강 상류변을 따라 KTX역을 중심으로 복합환승센터, 공공청사, 주차장 등을 건립하고 주변 상업용지에는 전시컨벤션센터와 호텔, 백화점, 주상복합건물 등이 들어 설 수 있도록 하며 그 배후에 주거단지를 조성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시가 전시컨벤션센터와 인접한 울주군 삼남면 교동리 KTX역세권 내 특화용지에 호텔을 포함한 복합개발사업을 추진키로 하고, 지난 3월부터 6월말까지 민간투자 공모를 했지만 사업제안서를 제출한 기업체가 한 곳도 없었다. 전시컨벤션센터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서울주지역의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필수적이라는 판단아래 2016년부터 추진해오던 사업이다. 호텔 유치 실패는 동아시아 산업전시·기업미팅의 중심지를 비전으로 하는 전시컨벤션센터에도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더 큰 문제는 역세권 개발을 주도할 롯데의 복합환승센터 개발사업이 사실상 백지화 됐다는 것이다. 롯데는 모든 행정절차를 마치고 착공을 앞둔 시점에서 “경제여건 변화로 현재의 복합쇼핑몰 형태는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 새로운 수익모델을 개발해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사업을 3년전으로 사실상 ‘초기화’ 했다. KTX역세권 민간 투자 환경의 이상 신호로 작용, 전체 사업을 안개속으로 몰고 가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KTX역세권을 중심으로 하는 서부권은 올 연말을 기점으로 대규모 인구 유입이 예고돼 있다. KTX역세권 1단계 지구 내에는 올해 하반기 1000가구가 넘게 입주할 예정이다. 2단계 지구 입주가 완료될 2022년께까지는 총 4800여가구 1만5000명 수준의 인구 유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인접지역에도 5000가구가 넘는 아파트 건립이 이뤄지고 있다. 울산시의 도시개발 정책을 믿고 살 곳을 정했던 시민들의 불편과 불만이 더 커지기 전에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