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장맛비와 소나기 등 잦은 비로 습도가 높아진데다 기온까지 오르면서 끈끈한 무더위가 시작됐다. 제주도는 지난 11일 아침 최저기온(새벽 3시부터 오전 9시까지 가장 낮은 기온값)이 25℃를 웃도는 열대야가 나타났다. 올해 첫 열대야다.

장마전선은 북한지방까지 북상하며 덥고 습한 북태평양고기압이 우리나라를 덮었다. 그 가장자리를 따라 계속해서 덥고 습한 공기가 유입되며 당분간 찜통더위가 지속될 것으로 기상청은 예보하고 있다.

장마가 끝나고 찾아오는 더위가 견디기 힘든 이유는 바로, 습도 때문이다. 기온이 오르면 땀샘은 땀을 흘리며 체온이 올라가는 것을 막아준다. 이는 피부를 통해 분비된 땀이 증발하는 과정에서 주변의 열을 빼앗기 때문에 몸의 열이 식는 것이다.

하지만 습도가 올라가면 공기 중의 많은 수분 때문에 땀이 증발할 공간이 부족해진다. 따라서 땀을 흘려도 몸의 열이 잘 식지 않고 이로 인해 더욱 많은 땀을 흘리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한여름 높은 기온과 습도가 불쾌지수를 높게 만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국 시카고 대학의 기후학자 톰은 1957년, 기온과 습도에 따라 사람이 느끼는 불쾌감의 정도를 간단한 수식으로 표현하는 ‘불쾌지수’를 제안했다.

물론 불쾌감을 느끼는 것도 인종에 따라 다른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유독 날씨에 따른 불쾌지수의 영향을 더 민감하게 느끼는 편이라고 한다. 기온이 과도하게 높아지는 경우 공격성이 증가하고, 충동적인 행동을 하게 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습도가 높아질수록 집중력이 감퇴되고, 피로감을 더 높게 느끼게 된다고 한다.

요즘같이 기온과 함께 습도까지 높은 날씨에는 스스로 마음 다스리는 ‘마음 챙김’이 중요하다. 몸과 마음은 매우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몸에서 보내는 신호를 마음이 잘 인지하고 조절해서 스스로가 느끼는 불쾌감이 다른 사람에게까지 전해지지 않도록 몸과 마음의 건강을 잘 유지하는 여름을 보내기를 바란다. 맹소영 날씨칼럼니스트·웨더커뮤니케이션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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