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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남용의 지구촌 삶의 포즈]경쾌한 산토리니와 우울한 아테네…다른 푸르름으로 물든 삶4. 신과 인간의 공존, 그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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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11  22: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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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을지는 산토리니.

여행객들의 워너비 산토리니
희고 푸른색으로 칠해진 건물들
잘 조화된 컬러 위를 걷는 느낌
‘에게해의 보석’으로 일컬어져
포도 재배 최적지로 와인도 유명

신들의 도시 아테네
세계문화유산 1호 파르테논 신전
지금도 사용되는 음악당 오데이온
신화속에 빛나는 유산과는 반대로
경제난속 우울한 분위기의 사람들


그리스의 시인이자 소설가 카잔차키스는 그의 작품 <그리스인 조르바>에 많은 말을 남겼다. ‘행복을 느끼기 위해서는 단순하고 소박한 마음만 있으면 된다’ ‘나는 어제 일어난 일은 생각하지 않는다. 내일 일어날 일을 자문하지도 않는다. 중요한 것은 오늘, 이 순간에 일어나는 일이다’ 열정있는 현재의 삶을 주창한 그의 글 속엔 이런 말도 들어 있다. ‘죽기 전에 에게해를 여행 할 행운을 누렸다면 정말 복이 많은 사람이다. 에게해 만큼 쉽게 사람의 마음을 현실에서 꿈의 세계로 옮겨가게 하는 곳은 없으리라’ 그리스로 떠나기 전, 따뜻하고 쾌적한 그리스 에게해의 빛, 공기, 색깔, 냄새까지 더해진 그의 작품을 읽으며 그리스 사람들의 삶을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었다.

   
▲ 아테네의 사람들 - 그리스의 시인이자 소설가 카잔차키스는 그의 작품에 ‘죽기 전에 에게해를 여행 할 행운을 누렸다면 정말 복이 많은 사람이다. 에게해 만큼 쉽게 사람의 마음을 현실에서 꿈의 세계로 옮겨가게 하는 곳은 없으리라’라는 말을 남겼다.


◇에게해의 보석, 산토리니

누구나 아는, 뻔한 관광지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심지어 신혼부부들로 그득할 산토리니라니. 그 때문에 심드렁한 마음을 숨길 수 없었다. 게다가 맛있는 음식이 가득했던 터키에서 그리스로 옮겨 간 터였다. 고단한데다 짜고 맛없는 늦은밤 저녁식사 때문에 더욱 피곤했다. 그리스의 첫 인상이 그다지 좋지 않았던 이유다.

하지만 다음날 새벽, 촬영을 시작하며 생각이 바뀌었다. 사람들이 왜 그토록 산토리니를 ‘에게해의 보석’이라 예찬하는지 깨달았다. ‘아름답다!’

   
▲ 아테네의 사람들

산토리니의 상징은 흰색과 파란색의 페인트로 칠해 진 건물들이다. 이 섬에서 다른 색은 거의 쓰이지 않는다. 하늘과 바다만큼 희고 푸른색, 산토리니 주민들은 그것을 잘 알고 현명하게 이용한다. 이 섬의 가장 유명한 뷰포인트 성모마리아 성당의 지붕 역시 파랗다.

구석구석 뻗어있는 골목은 미사여구를 달 필요가 없다. 하루종일 헤매고 걷다보면 어느 새 오후가 된다. 산토리니 여행은 컬러(Color) 위를 걷는 느낌이다. 잘 조회된 파스텔 톤이 매혹적이다. 눈이 즐거운 골목을 하염없이 걷다 보니 어스름하게 산토리니에 해가 진다. 노을빛이 스며드는 산토리니는 변모하기 시작한다. 텅스텐 조명이 스며든 골목은 이미 낮에 본 그 모습이 아니었다.

산토리니는 원래 거대한 섬이었는데 기원전 1500년 경 섬의 가운데가 화산으로 폭발하면서 여러 개의 작은 섬으로 분리됐다. 거대한 영향으로 크레타 문명도 파괴됐다. 아직도 네아 카메니 화산은 활동 중이다. 하지만 화산암과 석회암지대로 인해 포도를 재배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돼 지금은 와인이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 나귀탄 섬 노인.

많은 사람이 다시 가고 싶은 곳으로 단연 ‘산토리니 섬’을 꼽는다. 이곳에는 숨 가쁘게 이루고 싶은 꿈마저 잊게 한다. 세상 사람들이 정해놓은 시간마저 정지시키는 ‘마력’이 있다. 그저 한 일주일 쯤 머물며 그 푸른빛이 지겨워 질 때까지 있어도 좋은 곳, 혼자보다는 눈 마주칠 누군가와 함께 온다면 더욱 아름다운 곳이다.
 

   
▲ 산토리니의 상징은 흰색과 파란색의 페인트로 칠해 진 건물들이다. 이 섬에서 다른 색은 거의 쓰이지 않는다. 하늘과 바다만큼 희고 푸른색, 산토리니 주민들은 그것을 잘 알고 현명하게 이용한다. 이 섬의 가장 유명한 뷰포인트 성모마리아 성당의 지붕 역시 파랗다. (오른쪽 사진은) 산토리니의 예배당.

◇신들의 도시 아테네

아테네에 오면 반드시 들러야하는 곳은 아크로폴리스이다. 아크로폴리스를 오르면 제일 먼저 만나는 곳은 고대 음악당인 오데이온. 이 곳은 크고 완벽하게 남아있어 지금도 음악회 장소로 사용되고 있다. 그리스의 유명한 야니와 나나 무스쿠리도 이 곳에서 공연을 했다 한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제1호인 파르테논 신전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파르테논 신전은 안타깝게도 폭격으로 파괴되었다. 내부의 다양한 부조나 조각상들은 영국의 대영박물관으로 옮겨졌다. 볼 수 있는 것은 아직 복원 중에 있는 외부 모습이 전부이다.

   
▲ 산토리니의 벽.

기원전 5세기에 건축된 파르테논 신전의 안정된 비례와 장중함은 고대 그리스 정신이 집대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2500년의 역사를 지닌 이 위대한 건축물은 긴 세월이 흐르는 동안 지배자가 바뀔 때마다 교회, 모스크, 무기고 등으로 사용되며 손상을 입었다. 더 이상의 손상을 막기 위해 첫 번째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유네스코를 상징하는 마크로도 사용된다.

아크로폴리스 언덕에 바람이 분다. 오랜 돌덩어리를 휘감아 불어온 바람은 이마의 땀방울을 스쳐 지난다. 언덕에 올라 바라보는 그 아래는 예전의 위상을 짐작케 한다. 사람들은 언덕에 올라 시간의 돌덩어리들을 보다가 그 아래 현재를 바라본다. 인간의 전쟁으로 의미를 잃게 된 신들의 언덕에서 사라진 아테네의 신화를 아득한 눈으로 찾게 된다.

   
▲ 아테네 파르테논 신전.

또다시 새벽, 카메라를 메고 푸른 도시를 거닌다. 경제난으로 힘든 그리스였기에 거리의 풍경도 힘들어 보였다. 아테네는 푸르게 물들어 있고 그 색만큼 우울하다. 오래되고 낡은 거리는 아직 빛나지 않고 있다. 해가 뜨기 전 아테네는 정물(靜物)이다. 고요하게 멈춰있는 느낌이다. 새벽의 우울함은 색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가진 삶의 포즈로부터 나온다.

   
▲ 고대의 음악당인 오데이온.

새벽이 지나간 아테네의 아침. 떠나기 전 마지막 날이다.

사람들은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아테네는 어둠 속 죽음에서 깨어났다. 비워진 거리는 다시 현재를 사는 사람들로 채워져 온전한 아침을 열어간다.

   
▲ 안남용 사진가, 다큐멘터리작가

아테네 한구석의 오래된 성당에는 한 줌 빛이 내리고 빛의 반대편에선 묵직했던 어둠이 햇살을 피해 비켜서고 있다.

이 곳을 다시 올 수 있을까 하는 애틋한 감정과 함께 이 곳을 다시 찾을 그 때는 신 뿐만 아니라 사람들의 삶 역시 찬란하게 빛나기를 바라며 돌아섰다. 안남용 사진가, 다큐멘터리작가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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