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AI·살충제파문이후 계란값 지속 폭락

적자누적으로 사료값 충당도 버거워 ‘시름’

▲ 양산시 상북면 한 양계농장에서 생산된 계란이 출하를 준비하고 있다. 양산시 제공
최근까지 계속되는 계란값 폭락으로 경남 양산지역 산란계 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계란 물량을 줄이기 위한 퇴계 처리마저 여의치 않아 폐업농가 발생이 우려되는 등 양계산업 자체가 위협받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1일 양산시 등에 따르면 11일 현재 30개들이 계란 한 판의 시중 가격은 4085원으로 지난해 8월 7962원에 비해 두 배 가까이나 폭락했다. 이는 지난 5년 동안 평균가 5770원에 비해서도 1685원이나 하락한 것이다.

게다가 하락세가 지난해 8월 계란 살충제 파문 이후 지속되는 바람에 계란 판매 대금으로는 사료값도 충당하지 못하고 있다.

농가들은 현재 물량을 줄이기 위해 손해를 감수하고 15개월(퇴계 기준)보다 훨씬 짧은 8~10개월 된 닭을 조기 퇴계 처분하고 있지만 지난해 AI와 계란 살충제 파동이 동시에 터지면서 대량 구매처인 베트남 등 외국에서 노계 수입 물량을 크게 줄이고 있어 고충이 가중되고 있다.

계란 가격 하락으로 한꺼번에 물량이 도축장으로 몰리는 바람에 도축장에서의 살처분 역시 한 달 이상 대기해야 하는 것도 문제로 부각했다. 이 때문에 농가마다 적자가 누적돼 상당수 농가가 사채를 통해 운영 자금을 조달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다른 악재는 다음 달부터 시행 예정인 계란 생산일자 표시제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신선도를 우선시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맞추기 위해 생산일이 앞선 상당수 계란은 폐기처분될 것으로 보인다. 이 역시 농가들의 피해로 이어질 전망이다.

상북면의 한 산란계 농가는 “가격 폭락에 생산일 표시제까지 시행되면 산란계 농가의 상당수가 폐업해야 할 위기에 놓인다”며 “정부와 지자체의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하소연했다.

김갑성기자 gskim@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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