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로드니 루오프 특훈 교수팀
4096층 가진 3㎜ 물질 탄생

▲ 12번 접은 그래핀 복합체를 만든 연구진.

종이처럼 얇은 그래핀(Graphene)은 접으면 접을수록 기계적 특성이 좋아지는데 최근 12번까지 그래핀 복합체를 접어 기계적 강도를 향상시킨 연구가 나왔다.

UNIST(총장 정무영)는 자연과학부 로드니 루오프 특훈교수(기초과학연구원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장)가 이끄는 연구진이 ‘접어서’ 대면적 단층 그래핀과 고분자를 결합한 복합체를 효과적으로 만들 수 있고, 기계적 특성(강성, 강도, 인성)까지 높일 수 있다는 걸 밝혀냈다고 12일 밝혔다.

연구는 2002년 미국의 고등학생이었던 브리트니 갤리반의 실험에서 비롯됐다. 당시 브리트니는 1200m 길이의 종이를 12번이나 반으로 접었다. 당대 최고의 수학자들도 종이는 최대 7번까지 반으로 접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를 뒤집은 것이다.

▲ 그래핀과 폴리카보네이트를 붙여 11번 접은 그래핀 복합체의 모습. 여기서 한 번 더 접을 수 있다.

루오프 교수는 이 실험에서 영감을 받아 그래핀 복합체를 만드는 방법으로 ‘접기’를 선택했다.

연구진은 A5 크기의 그래핀에 400나노미터 두께의 폴리카보네이트 필름을 코팅하고, 12번 접어서 ‘그래핀-폴리카보네이트 적층복합체(그래핀 복합체)’를 만들었다. 그 결과 4096층을 가진 3㎜ 두께의 덩어리 물질이 만들어졌다.

이 물질의 기계적인 특성을 측정하자, 영 계수와 강도, 인성 계수가 각각 73.5%, 73.2%, 59.1%만큼 향상됐다. 그래핀이 1000분의 1도 첨가되지 않았는데 기계적 특성이 크게 강화된 것이다.

루오프 교수는 “그래핀은 잡아 당겼을 때 강성이 가장 우수한 재료 중 하나로 만약 결함 없이 만든다면 제일 강도가 높은 재료”라며 “그래핀 접기로 나타난 적층은 복합체의 기계적 특성을 크게 강화시키는데, 이번 측정값들은 이론적 예측한 범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므로 기계적 특성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봉출기자 kbc7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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