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군민 2196명 동원 드러나

산악관광 활성화 목적과 배치

올해는 마니아층 타깃 홍보로

영화·레포츠 포함 콘텐츠 도입

지난해 제2회 울주세계산악영화제에서 울주군이 공무원을 이용해 주민을 대거 동원한 것은 물론, 목표치에 미달한 공무원에게는 경위서 제출까지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신임 이선호 군수가 각종 행사에 주민 및 공무원 동원을 최소화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올해 영화제 성공을 위해서는 변화 모색이 필수라는 지적이다.

15일 본보가 확보한 공문에 따르면, 군은 지난해 열린 울주세계산악영화제에서 군민 2196명을 동원했다.

군은 당초 각 상영관별 30%의 주민 및 사회단체를 관람객으로 배정했다가 동원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2차례 할당 수치를 조정했다. 또 관련 실과별로 인솔 담당자도 배치했다. 관람률이 60% 미만으로 저조한 해당 실과 등에는 미진 경위서를 제출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군 관계자는 “티켓 예약 후 방문하지 않는 이른바 ‘노쇼’ 때문에 현장에서 티켓이 없어 관람하지 못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 상징적 차원에서 공문을 발송했다”고 해명했다.

군의 관람객 동원은 관람객 숫자로 영화제의 성공을 평가하는 관행에서 비롯됐다는 시각이 많다. 이에 대해 25억원이나 되는 사업비를 전액 군비로 투입하고도 주민을 동원해 머리수를 채우는 방식은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주민 동원은 군민의 자긍심을 높이고 울주를 널리 알려 영남알프스 산악관광 활성화에 이바지한다는 영화제의 목적에도 배치된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동원 일색인 지역 주민 만의 잔치로 전락한다며 영화제 무용론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올해 사단법인으로 새 출발한 (사)울주세계산악영화제도 이런 지적을 의식, 올해 슬로건을 ‘새로운 도전’으로 정하고 예년과 차별화된 행사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법인 측은 산악 동아리 등 산악영화에 실질적 관심을 가지는 계층을 대상으로 홍보를 강화하고 연계 프로그램을 배치하는 등 대대적 변화를 모색키로 했다. 다양한 산악 레포츠를 소개해 자연 속에서 영화와 레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물론, 1박이 가능하도록 콘텐츠를 편성할 계획이다.

법인 관계자는 “아직은 신생 영화제로 걸음마 단계지만 국내 유일 산악영화제라는 콘셉트로 잘 자리 잡았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며 “문제점을 개선하고 지속적으로 변화를 시도하면 마니아층이 생기고 영화제도 안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춘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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