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전환기 에너지산업과 울산의 기회
‘울산산업의 현 주소와 미래 대진단’ 전문가 좌담회

▲ 경상일보와 울산테크노파크가 공동기획한 ‘울산산업의 현주소와 미래 대진단’ 2편 ‘전환기 에너지산업과 울산의 기회’ 전문가 좌담회가 지난 12일 울산테크노파크에서 열렸다. 5명의 전문가들과 경상일보 추성태 편집국장, 김창식 경제부장이 좌담을 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자동차, 정유·석유화학 등 대형 장치산업장이 위치한 울산은 에너지 다소비 도시다.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신재생 에너지로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이에 울산지역 에너지 다소비형 산업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경상일보와 울산테크노파크는 정부의 탈원전 및 에너지 전환정책으로 전환기를 맞은 울산의 에너지 산업과 기회요인을 점검하기 위해 울산에너지산업의 현주소와 미래를 점검하는 전문가 좌담회를 개최했다.

△일시·장소: 7월12일 오후 1시30분 테크노파크 원장실

△사회: 차동형 울산테크노파크 원장

△토론자: 임재규 에너지경제연구원 기후변화연구정책본부장, 박순철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제주글로벌연구센터 본부장, 석상일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 박창민 SK가스(주) 그리드위즈 전무

△차동형 원장= 정부는 지난해 12월 ‘재생에너지 2030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계기로 국내 에너지산업은 화석연료에서 친환경 재생에너지로의 전환기에 직면하고 있다. 새정부 들어 에너지 산업 패러다임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데.

임재규 본부장= 문재인 정부에 들어와서 탈 원전, 탈 석탄, 재생에너지 확대로 에너지 전환 정책이 수립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가장 큰 목적은 온실가스 감축이다. 현재 2040년 목표의 제3차 에너지 기본계획을 수립중이다. 탈 원전, 탈 석탄 관련 에너지 전환 정책을 구현하는 구체적인 계획과 정책과제들이 들어갈 예정이다.

박순철 본부장=우리나라는 신재생 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편이 못 된다. 신재생에너지는 2003년 신재생에너지보급 촉진법을 시행하면서 본격 개발됐다. 태양전지는 디스플레이 이후의 산업, 풍력은 조선 산업 이후 산업으로 발전시키고, 연료전지는 후발주자로서 선진국하고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현재 절반의 성공은 했다고 보고 있다. 앞으로 이런 기조를 유지하면서 재생에너지 보급을 계속 늘려가야 된다.

▲ 차동형 울산테크노파크 원장

△차동형 원장= 울산은 전통적으로 석유·석유화학산업이 강한 전통 에너지 산업도시라고 볼 수 있다. 에너지 패러다임의 변화는 에너지 생산도시측 면에선 위기가, 소비도시측면에서 신재생 에너지 산업은 하나의 기회도 될 수 있을 같다. 신재생 에너지 중 어떤 분야가 유망할 것으로 보는가.

임재규 본부장= 지난달 말 정부가 발표한 온실가스 감축 목표달성을 위한 기본 로드맵 수정안에 수송 부분에 많은 의무가 부담돼 있다. 수송용 연료감축은 석유화학 산업에 마이너스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준비를 해야 한다. 울산이 장기적으로 에너지 산업을 미래 산업으로 본다면 신재생 에너지(부유식 해상풍력 등)도 하나의 옵션이 될 수가 있다. 장기적으로는 울산 시민들이 에너지 수요를 어떻게 관리하고 관련 비즈니스를 창출 할 것이냐가 중요하다.

박창민 전무= 미국의 오바마 정권은 10년전 에너지 위기 당시 에너지 전환을 추진했다. 이후 미국의 태양광, 전기자동차 산업은 급성장했다. 우리나라에서 에너지 위기를 가장 빨리 느끼는 곳이 울산이다. 그리드위즈가 SK가스와 울산에 들어왔을 때 에너지 수요 관리 고객은 동구 쪽이 가장 많았다. 다양한 재생에너지의 기술력을 동원해 에너지 효율 운영관리 능력이 중요하다. 전기차 보급도 마찬가지다. 전국의 많은 도시들은 충전소 등 수요관리를 하지 않은채 보급에 치중하고 있다. 충전 관리 기능과 시스템 기술을 점차 수요에 맞춰 확장시켜 나가지 않으면 나중에 관리에 큰 문제가 발생한다. 울산에서 재생 에너지의 수요관리와 운영관리는 물론 전기자동차 운용관리까지 포괄할 수 있는 관리 메커니즘이 필요하다.

석상일 교수= 울산 산업과 연관성을 본다면 에너지를 직접 저장하는 ESS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울산이 수소 차를 보급하는 가장 큰 이유는 수소가 재생에너지에서 온다고 보기 때문일 것이다. 수소로 재생에너지를 만드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태양전지로 전기를 만들어 이를 다시 수소로 바꾸는 것이다. 산업적 측면에서 울산이 선도적으로 그것을 보여줄 수 있으면 좋은 모델이 될 것이다.

박순철 본부장= 재생에너지 생산은 초기 투자가 많이 들어간다. ESS 시스템도 마찬가지다. 에너지를 생산하는 기계를 돈 들여 사서, 거기서 생산한 에너지를 가지고 초기 투자비를 회수하는게 현재 재생에너지의 특징이다. 사전에 계획적으로 수요를 미리 예측하고 영리하게 검토한 후에 투자를 결정해야 된다. 지역에서 계획을 세우려면 앞으로 에너지 수요에 대한 예측을 가지고 그 재생에너지 개발계획을 가져가야 한다.

▲ 임재규 에너지경제연구원 기후변화연구정책본부장

△차동형 원장= 신임 울산시장은 오는 2022년까지 1조 5000억을 투입해 울산 먼바다 동해가스전 인근에 50기의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하는 계획을 1호 공약으로 추진하고 있다. 실현 가능성은.

임재규 본부장= 작년 10월 스코틀랜드 앞바다에 건설된 세계 최초의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50MW급) 상업운전을 한 결과 이용률이 해상풍력 보다 높은 65%에 육박할 정도로 굉장히 좋았다. 문제는 기술력이 얼마나 받쳐 주느냐가 가장 핵심이고, 어장 피해를 입는 어민들에 대한 피해보상과 합의를 이끌어내는 주민 수용성도 문제다. 경제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많다. 정부의 예산 지원만으로는 지속가능하지 못한다. 민간투자가 일어날 수 있는 정부가 시스템을 만들어줘야 한다. 또 해외기업 기술에 의존한다면 부가가치 창출도, 일자리도 창출 못할 가능성도 있다. 조심스럽게 가야 된다. 스코틀랜드 상업운전에서 주민들과 수용성, 기술적 문제를 벤치마킹을 할 필요가 있다.

박순철 본부장= 울산 동해안 부유식 해상풍력은 연안에서 58㎞ 정도로 떨어져 주민 수용성 문제와는 크게 관계없는 것 같다. 부유식 풍력발전은 바람의 세기에 따라 발전소가 찌처럼 움직이기에 파도가 높은 바다에선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 일본의 히따찌도 15년간 해상풍력을 연구하다 시설이 쓰러져 포기했다. 무리하게 대규모 발전단지를 설치하다가 일순간에 수백억이 날아갈 수 있다. 육지와 연결할 대용량의 해저케이블 설치, 원통속 펌퍼에 물을 넣었다 뺐다 하는 정밀 제어기술 등의 기술적인 문제, 울산 앞바다는 큰 배들이 왔다갔다하는 항로상의 문제, 군사적인 문제도 걸려 있다. 기술적인 문제도 불투명하고, 리스크 테이킹(risk-taking·위험감수)을 많이 해야한다. 시공비가 많이들어 경제성은 없다고 생각한다. 장기적인 호흡을 가지고 한 개 정도 실증시설을 설치해 4~5년 정도는 안전성과 경제성을 검토한 뒤 대규모 부유식 풍력단지로 가면 좋겠다.

차동형 원장= 스코틀랜드 부유식 해상풍력은 이용률 65%로 높아 경제성이 높다고 들었다. 게다가 지난 6월 산업부 고시 REC(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 가중치가 많이 상향조정해 경제성에 플러스 요인이다. 안전성 부문도 긍정적인 사례가 많다. 스코틀랜드 해상풍력도 허리케인이 한번 지나갔지만 끄떡없었다. 일본 교토의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도 최근 태풍에 견딘것으로 알려졌다. 먼바다에 위치해 어업권 보상도 적다. 수용성, 이용률, 기술성 등에 대한 종합적인 경제성 분석이 필요하다.

▲ 박순철 에너지기술연구원 제주글로벌연구센터 본부장

△차동형 원장= 부유식 해상풍력은 이제 막 태동하는 분야다. 울산이 갖고 있는 해양플랜트 기술에 하부 구조물 기술 등을 응용하면 새로운 블루오션을 개척 할 수 있다고 본다. 리스크 테이킹을 하지 않으면 다른나라를 따라잡기 힘들다. 해상 풍력단지 건설도 물론 중요하지만 이를 매개로 산업화로 나아가는 준비를 해야한다고 보는데.

임재규 본부장= 부유식 해상풍력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 동의한다. 울산대, UNIST, 관련 연구기관들이 그동안 협업을 많이 했다고 들었다. 해상 풍력과 관련한 기술을 실증하고, 실험 생산을 하고, 그 다음에 조금씩 해 보는 게 필요하다. 기반 인프라를 안 갖춘 상태에서 해상 풍력을 하겠다는 것은 전후방 산업 준비없이 하는 것과 같다.

박순철 본부장= 울산이 부유식 해상풍력을 첨단적이고 리스크 테이킹을 하되, 그 성과가 아주 획기적으로 하자는데 동의한다. 울산은 그럴만한 능력이 있는 도시다. 다만, 좀 더 신중하고 호흡을 길게 가지고 가자는 것이다. 명확한 검토없이 추진한다면 나중에 이건도 저것도 아닌 용두사미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박창민 전무= 에너지 산업은 접근에 정확한 기준을 갖고 있어야 한다. 울산은 전기가 부족해 부유식 해상풍력을 하는 것은 아니다. 에너지 산업,기후변화와 ‘투 트랩’으로 가야 된다고 생각 한다. 중요한 것은 시장성이다. 관련 산업을 육성하고자 한다면 지금부터라도 시장성을 철저히 살펴봐야 한다. 부유식 풍력을 할 경우 핵심 기술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장기적인 관점에서 나가아야 한다.

석상일 교수= 울산에서 해상 풍력을 하려는 것은 울산 경제의 큰 축인 현대중공업의 세계적인 기술력을 부유식 에너지 산업과 결합한다면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겠다는 인식에서 출발한 것 같다. 기술적으로도 부유식 해상 풍력과 해수 배터리를 연동한다면 엄청난 송배선 인프라를 구축할 필요가 없다. 울산이 가지고 있는 기반 산업을 토대로 계획을 잘 짜면 전방위적으로 충분히 경쟁력 있는 산업이 탄생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석상일 UNIST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

△차동형 원장= 울산은 전국 최대 수소 생산지이며 국내 유일 수소전기차 양산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울산이 전략적으로 수소산업을 차별화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

박순철 본부장= 수소에너지 스테이션을 좀 더 적극적으로 추진함과 동시에 임팩트 있는 시범 사업을 할 필요가 있다. 연료 전지차를 대대적으로 보급하거나 고체 연료전지 같은 매우 특정한 기술을 사용하는 연료전지 발전소 건립도 좋다는 생각이다. 울산이 처음 석유화학단지를 만들때 처럼 수소산업에도 도전해 볼 필요가 있다.

임재규 본부장= 수소산업도 분산형 전원 공급 시스템의 중요한 하나의 수단으로서 활용될 수가 있다. BMW나 벤츠가 수소 자동차를 했다가 시도를 했다가 실패한 것은 인프라 문제 때문이었다.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울산이 선도적으로 추진한다면 부유식 해상 풍력보다 훨씬 더 많은 잠재성이 있다고 본다.

▲ 박창민 SK가스(주) 그리드위즈 전무

차동형 원장= 울산이 수소에 투자도 많이 하고 하지만, 수소산업 도시라는 인식은 약하다. 국가 전체적으로도 그렇다. 울산에 수소 관련 국제적인 포럼 같은 것을 유치할 필요가 있다.

석상일 교수= 석유화학단지가 갖고 있는 이점을 활용한다면 울산은 수소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전·후방산업과 연동적으로 연결하려면 부생 수소를 이용한 연료 전지 등 재생에너지를 선도적으로 도입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재생에너지를 가장 부작용 없이 쉽게 획득할 수 있는 것이 태양전지다.

정리= 김창식 경제부장 goodg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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