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조선업계 경영 정상화때까지

가격 인상 연기 공개 요청

일감절벽으로 경영난에 처한 조선업계가 철강업계에 후판 가격 인상 시기를 미뤄달라고 공개 요청했다.

후판은 선박이나 교량 등 대형 구조물에 사용되는 선박의 가장 중요한 재료로 선박 제조원가에서 10~20%를 차지한다.

국내 생산 후판의 90% 이상은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3사에 납품돼 조선업계의 수익성과 직결된다.

조선사들의 모임인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16일 보도자료를 내고 “후판 가격 인상이 조선업 생존을 위협하는 만큼 조선소의 경영이 정상화할 때까지 인상 시기를 연기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협회는 “현재 조선업계는 매출액 감소와 채산성 악화라는 이중고에 직면해있다”며 “올해 선박 건조량은 최근 10년간 연평균 건조량(1400만CGT)보다 턱없이 적은 780만CGT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조선가(선박 가격) 역시 개선되고는 있으나 원자재가격 인상분만큼 이뤄지지 않아 조선사의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면서 “여기에 선박 제조원가의 15~20%를 차지하는 후판 가격 인상이라는 악재가 더해지면 올해 최악의 경영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협회에 따르면 올해 조선사들의 후판 소요량은 약 420만t으로 예상된다.

협회는 후판 가격이 올해 상반기 1t당 5만원 오른 데 이어 하반기에도 또다시 5만원 인상된다면, 산술적으로 올해 조선업계의 원가 부담이 약 3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

협회는 “조선사들이 지난 2년간 어려운 경영 상황에서도 철강업계의 요구를 최대한 반영해 상반기 후판 가격 인상을 수용했지만, 현시점에서는 경영 여건상 더는 감내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후판 제조사들은 지난 4월 미국 상무부의 한국산 후판 10%대의 반덤핑 관세 부과와 원재료 인상 등을 이유로 3년간 동결된 조선용 후판가격을 t당 3만~5만원 가량 인상했다.

협회는 “철강업체들은 중국 철강산업 구조조정, 환경규제, 수요증가 등 시황 호조 영향으로 전 철강사가 큰 폭의 영업이익을 실현하고 이미 채산성을 확보했다”며 후판 가격 인상이 시급하지 않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부각했다.

협회는 “장기적으로 최전방 수요산업의 경쟁력 약화는 철강산업 침체로 이어져 한국 산업기반 전체를 흔들게 된다”면서 “향후 조선시장이 회복돼 후판 생산과 공급 또한 확대되면 철강 및 조선산업의 동반성장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김창식기자 goodg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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