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5번째…개통후 7번째

택시업계에 주·정차금지 공문

기사 폭행등 추가사고 우려도

원통형 회전난간 설치등 검토

▲ 울산대교.
울산대교에서 투신사고가 발생(본보 지난 13일 6면)한지 4일만에 또 투신사고가 발생했다. 울산시와 운영사가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지만 현수교 특성상 구조물 보강 등 한계가 있어 골머리를 앓고 있다.

16일 울산해경에 따르면 이날 오전 1시39분께 울산대교 남구에서 동구방향으로 택시를 타고 이동하던 A(39)씨가 택시기사에게 “속이 좋지 않으니 잠깐 내려달라”고 요구했다. 택시기사는 하차를 2~3차례 거부했지만, 어쩔 수 없이 승객의 요구를 들어줬는데 말릴 틈도 없이 바다로 뛰어내렸다고 해경은 설명했다.

신고를 받은 해경은 오전 2시31분께 A씨를 발견해 병원으로 긴급 후송했지만 오전 2시57분께 사망했다.

지난 12일에 이어 4일만에 다시 발생한 투신사고로, 올해만 벌써 5번째이며 지난 2015년 개통 이후 7번째다.

시와 운영사가 다각도로 대책 마련을 검토하는 상황에 또다시 사고가 발생하자 난감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근본 대책은 사람이 뛰어내리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 뿐이지만 울산대교는 길이 1800m의 현수교로 교각과 교각 사이 철선이나 쇠사슬로 연결하고 이 줄에 상판을 매단 교량이어서 구조물 보강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시는 지난주 투신사고 이후 투신자들이 주로 택시 혹은 자차를 이용해 울산대교까지 이동하는 것을 감안, 우선 관내 개인택시 3000여대와 택시업체 43곳에 ‘울산대교에서 주·정차 금지 협조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그런데도 이날 또 사고가 발생하자 “승객들이 주·정차를 요구하더라도 울산대교는 자동차전용도로로 과태료를 물 수 있으니 주의해달라”는 협조 공문을 재차 발송했다.

그러나 택시기사가 승객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 택시기사 폭행 등 또다른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울산택시운송조합 관계자는 “예전 사고때는 승객이 ‘친구가 뛰어내리려해서 말리러 간다’고 해서 내려줬지 본인이 뛰어내릴지는 몰랐다고 한다. 이번에도 거부를 했지만 승객이 계속 요구해 들어줬다. 조합에서도 적극 협조하겠지만 그에 따른 대책도 함께 강구돼야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잦은 투신사고로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마창대교의 경우는 지난해 기존 안전난간을 1m에서 2m로 높였다. 안전난간은 원통형 회전난간 방식으로 사람이 매달려 올라가지 못하도록 설계했고 바람에도 견딜 수 있는 강도로 제작됐다.

시 관계자는 “마창대교의 사례도 감안해 신중하게 대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다각도로 검토중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울산지방경찰청도 자료를 내고 울산대교 투신 건과 관련해 택시기사가 승객의 하차 요구를 거부할 수 있도록 협조해줄 것을 당부했다.

정세홍기자 aqwe0812@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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