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타당성 판단에 필요한 자료 불충분…추가 기술검토 필요”
‘2021년 60만명 이상 방문’ 사업자 주장에 “실현가능성 의문” 비판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에 속한 전남 신안군 흑산도에 공항을 건설할지에 관한 결정이 연기됐다.

이르면 오는 9월 회의에서 이 문제가 결정될 전망이다. 

정부는 20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국립공원관리공단 사무실에서 제123차 국립공원위원회를 열어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 흑산 공항 건설 공원계획 변경안’을 심의한 결과, 주요 쟁점에 대한 추가 확인 및 논의가 필요해 계속 심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립공원위원회 위원장인 안병옥 환경부 차관은 회의 종료 후 브리핑에서 “사업 타당성 판단에 필요한 자료가 충분히 제시되지 않은 점, 분야별 쟁점에 대한 추가적인 기술적 검토 필요성을 고려해 쟁점 사항별로 토론회 등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다시 심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사업자가 제출한 문서에 대한 설명과 질의·응답, 사업에 찬성·반대하는 전문가와 지역 주민의 의견 개진이 있었다.

사업자 측은 ‘공항을 건설하면 2021년에 60만 명 이상이 비행기를 타고 흑산도를 방문할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반대 측에서는 ‘15분마다 이착륙을 해야 가능한 규모여서 실현 가능한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이와 관련해 안 차관은 “분석에 사용한 입력 자료가 과연 타당한 것인지에 대해 논란이 있었다”고 전했다.

흑산도 주민의 이동권과 관련해서는 응급환자 발생 비상 상황이 발생할 경우 이동수단으로 비행기가 최선인지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회의에는 환경부·기획재정부·국방부·국토교통부 등 정부 당연직 위원 8명과 위촉직 민간위원 13명, 당연직 민간위원 1명, 특별위원(전남 행정부지사) 1명 등 총 23명이 참석했다.

앞서 국립공원위원회는 2016년 11월 흑산도 공항 건설 여부에 관한 심의에서 철새 등 조류 보호 대책 등을 요구하며 결정을 보류한 바 있다.

서울지방항공청은 1천833억 원을 들여 흑산도 68만3천㎡ 부지에 1.2㎞ 길이 활주로와 부대시설 등을 갖춰 50인승 항공기를 운항할 수 있는 소형공항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공항이 건설되면 서울에서 흑산도까지 가는 데 7시간 이상 걸리던 것이 1시간대로 크게 줄어든다.

지역 주민과 해당 지방자치단체 등은 낙후된 경제에 큰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며 심의에서 원안이 통과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반면, 환경단체는 “흑산 공항을 건설하면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을 심각하게 훼손할 뿐 아니라 예산을 낭비할 것”이라며 사업 백지화를 요구한다.

다음 국립공원위원회는 9월 중에 개최할 계획이다.

정부는 그 전에 공항 건설에 따른 국립공원의 가치 훼손 수용 여부, 항공사고 우려 등의 안전 문제, 주민 이동권을 보장하는 다른 실질적인 대안, 대체 서식지의 적합성, 경제적 타당성 등에 대해 전문가와 지역주민, 관계기관이 참여하는 토론회를 마련할 예정이다.

안 차관은 “이 문제에 대해 너무 오랫동안 심의하는 것에 대한 일부 위원의 우려가 있었다”면서도 “다음 심의 때 요건이 충족되면 (공항 건설 여부를) 확정하겠지만, 의견이 크게 엇갈리거나 더 확인해야 하는 점이 있을 수 있어 장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사업자가 제출한 계획서가 최종본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며 “이 계획서를 토대로 여러 쟁점에 대해 확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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