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정체로 오염물질 머물러

광화학반응 2차미세먼지 생성

전남산단 오염물질까지 더해

환경부, 배출사업장 점검키로

▲ 미세먼지로 뿌옇게 흐려진 울산시가지 전경. 경상일보 자료사진
최근 울산과 부산지역에서 발생한 고농도 미세먼지의 원인은 대기가 정체된 상태에서 사업장 등 자체적으로 배출한 오염물질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22일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 10~19일까지 울산·부산에서 지속 발생한 고농도 미세먼지(PM-2.5) 발생 원인을 분석해 발표했다.

울산의 경우 같은 기간동안 다른지역에 비해서 미세먼지(PM-2.5) 평균농도가 43㎍/㎥으로 타 지역에 비해 10~30㎍/㎥ 높게 발생하는 등 유독 대기질이 좋지 않았다. 시간대별로는 지난 19일 오후 11시가 일평균 최고농도 83㎍/㎥을 기록하며 가장 높았고, 지역별로는 온산국가산업단지가 위치한 울주군 화산리 측정소가 132㎍/㎥로 가장 높았다. 이에 국립환경과학원은 지상·위성 관측자료와 기상자료, 배출원과 배출량 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원인 파악에 나섰다.

그 결과 울산의 고농도 미세먼지는 고기압으로 형성된 대기정체 등 기상조건과 광화학반응에 의한 2차 미세먼지 생성, 여기에 단위면적 대비 전국 상위권 수준의 오염물질 배출 조건이 합쳐지며 최악의 대기질이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이 기간동안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 고기압 등 고기압이 한반도에 견고하게 자리잡아 대기가 정체된 상황에서 풍속은 2m/s 내외로 약해졌다. 오전에는 북서풍, 오후에는 남동풍이 반복되며 지역에서 오염물질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순환했고 남해안 부근에서도 기류가 정체돼 전남지역 산단에서 발생한 오염물질이 부산을 거쳐 울산까지 영향을 미치는 악조건이 형성된 것이다.

여기에 고기압 영향으로 강한 일사 조건이 더해져 지역에서 자체적으로 배출한 대기오염물질의 활발한 광화학반응으로 2차 미세먼지가 생성됐다는 설명이다. 특히 울산은 광화학반응이 가장 활발하게 일어나는 낮 시간대(낮 12~오후 4시)에 급격한 미세먼지 농도 증가가 나타났다. 또 해당 반응으로 생성된 유기물질이 미세먼지 성분의 44%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울·부·경 지역은 우리나라 철강, 비철, 화학업종 등 1~3종 대형사업장의 23%인 941곳이 가동되고 있다. 울산에는 전국 16개 석유정제품 제조업장 중 5개가 가동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타 지역에 비해 울산은 미세먼지 오염물질인 황산화물(SOx), 아황산가스(SO2),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등의 배출량이 전국 최고 수준이다. 황산화물은 주로 사업장에서 배출되는데 울산은 타 지역에 비해 황산화물 단위면적당 배출량이 ㎢당 3.5t으로 전국에서 1위이며 휘발성유기화합물도 단위면적당 배출량이 ㎢당 10.1t으로 전국 2위다. 또 국립환경과학원이 이 기간 울산의 미세먼지 배출원을 분석한 결과 전체의 58%가 관내 위치한 산단 등 사업장, 28%는 선박, 건설장비, 화물차 등 이동 오염원이 차지했다.

결론적으로 최근 울산에서 발생한 고농도 미세먼지는 기상조건과 울산을 중심으로 위치한 대형사업장의 자체 배출 조건이 합쳐져 만들어진 셈이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번 미세먼지 농도의 80% 이상이 국내 영향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환경부는 울산시와 부산시, 경남도 등 행정기관과 국립환경과학원, 한국환경공단 등과 함께 23일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배출사업장 대상으로 합동 특별점검과 대응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한편 울산에서 최근 지속된 고농도 미세먼지는 지난 21일부터 태풍의 간접영향으로 다소 강한 남동풍이 유입돼 점차 해소됐다. 정세홍기자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