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수첩’ 최고 시니어 조준묵 PD
반칙없는 사회...투명한 사회 지향
다양한 이슈로 접근
스텔라데이지호로 시작해 남북회담, 사법농단, 조계종 내 적폐 의혹, 국회 특별활동비, 고(故) 장자연 사건까지….
MBC TV ‘PD수첩’이 오랜 공백을 깨고 돌아온 지도 약 반년이 흘렀다.
‘PD수첩’이라는 이름이 지닌 무게에 맞게 제작진은 6개월간 사회의 뜨거운 감자들을 연이어 다루며 프로그램을 다시 정상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힘쓴다.
“그동안 너무 오래 방송을 못 했잖아요. 할 게 너무 많아요. 아이템 걱정은 없다니까요. ‘PD수첩’은 ‘PD수첩’다워야죠. 우리에게는 시청률과 관계없이 꼭 기록해야 할 것들이 있습니다. 그런 의무감이 있어도 요즘처럼 연달아 너무 센 것들을 할 때면, 그러다 소송이 서너 개씩 걸릴 때는 힘들긴 합니다.”
최근 서울 상암동에서 만난 ‘PD수첩’ 최고 시니어 조준묵(사진) PD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스텔라데이지호, 국가의 침몰’을 비롯해 ‘검사와 고래고기’ ‘남북정상회담 특집, 한반도 대전환의 순간’, 최근 화제가 된 ‘국회는 시크릿가든’까지 굵직한 이슈를 맡았다.
“스텔라데이지호를 첫 아이템으로 선정한 건 세월호 참사도 연상되고, 국가와 안전 등 모든 질문을 할 수 있겠다 싶어서였어요. 후배들도 손들고 나서서 뛰어요. 고(故) 장자연 사건을 맡은 후배만 해도 그 무게를 견디기가 쉽지 않을 텐데 나선 걸 보면 우린 앞으로 잘될 거란 확신이 들어요.”
조 PD는 그러면서 “과거에 삼성이 (언론)광고비를 뺄까 봐 다들 삼성 비판 보도를 못 했을 때도 ‘PD수첩’은 했다. ‘우리만 한다’는 자부심이 있었고, MBC에서도 예나 지금이나 ‘PD수첩’이 잘돼야 한다고 한다”며 “‘PD수첩’이 잘돼야 한다는 말은 과거 예능 ‘무한도전’이나 드라마가 잘돼야 한다는 것과 같은 의미”라고 강조했다.
23년 차이지만 조 PD에게도 지난 파업은 길었다. 오랜만에 돌아온 현장은 과거와는 정말 많이 달라져 적응 기간이 필수일 것 같다고 했다.
“리얼리티를 다루는 장르 자체는 사양산업이 될 수 없어요. 주변에 널린 게 리얼리티니까요. 넷플릭스가 다큐에 투자하는 이유도 그것이죠. 다만 다큐나 시사 프로의 시청률이 떨어지는 건 제작자 문제예요. 환경은 변했는데 제작 방식은 제가 입사했을 때와 같거든요. 라디오가 팟캐스트를 따라가며 흡수하듯, 지상파 다큐와 시사 프로도 팟캐스트든, 유튜브든 새로운 방식과 결합하게 될 거라 생각합니다.”
그는 그러면서 “‘PD수첩’을 통해 투명한 사회, 반칙 없는 사회에 방점을 두고 다양한 이슈를 다루겠다”고 예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