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상추 50% 자두 100% 올라

“매일 가격인상…장보기 겁나”

▲ 계속된 폭염에 채소류와 과일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23일 울산 남구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한 소비자가 장을 보고 있다.
“자고나면 오르는 물가에 장보기가 겁이 나네요” “장사요~, 여름철 많이 소비되는 열무·얼갈이 배추 등이 많이 올라 손님들도 지갑을 잘 열지 않아요” 23일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과 신정시장에 장을 보러나온 주부들과 상인들 모두 근심이 가득했다.

기록적인 폭염이 3주 가까이 이어지면서 채소와 과일가격이 크게 올라 식탁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채소는 배추·부추·쪽파 등 엽경채류를 중심으로 고온에 산지 작황이 불량, 생산량이 줄면서 가격이 뛰었고 과일은 휴가철을 맞아 소비가 늘면서 연일 고공행진 중이다.

한국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이날 남구 신정시장 기준 적상추(100g)는 900원으로, 전년동기(600원)와 비교해 50%나 올랐다. 봄배추(1개)는 4330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3000원)보다 44.3%(1330원)이나 폭등했고, 한달 전(3660원)과 비교해도 18.3%(670원) 올랐다. 열무(1㎏)도 2300원으로, 1년전(2000원)보다 15% 가량 올랐다.

한달 전까지만 해도 3000~4000원에 판매되던 열무(1단)는 7000원, 부추(1단)는 1000원에서 2000원으로 배 가까이 폭등했고, 양상추도 개당 3000원에서 4000원선으로 30% 넘게 올랐다.

남구 신정시장에서 채소가게를 운영하는 강계영(여·44)씨는 “더위가 계속돼 시장을 찾는 손님도 뚝 떨어졌는데 채소값 마저 크게 올라 장사 걱정이 크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또 다른 채소가게를 운영하는 김순님(여·53)씨도 “올해는 장마가 짧아 더위가 일찍 시작돼 폭염으로 인한 산지 채소 작황이 크게 나쁘다”면서 “더위의 맹위가 꺾일 줄 몰라 폭염으로 인한 채소값 인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소비가 크게 늘어난 여름 제철과일도 장마 이후 폭염으로 생산량이 줄면서 값이 크게 뛰었다. 한달 전 5㎏ 한 상자 기준 2만5000원에 판매되던 자두는 이날 5만원으로 두배 뛰었고, 1만5000원선에 판매되던 수박도 2만~2만2000원선으로 40% 가량 올랐다. 계속되는 폭염에 채소·과일 등 장바구니 물가와 직결되는 품목의 가격이 연일 오름세를 보이면서, 소비자들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주부 김월진(53·동구 서부동)씨는 “대형마트보다 전통시장이 저렴해 시장에 장을 보러 나왔다”면서 “아무리 폭염때문이라지만 채소는 물론 과일값도 크게 올라 장보기가 겁난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의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채소 경락가격을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해 보면 양배추(12㎏·특등급)는 지난해 3010원에서 올해 5500원으로 82%(2490원)이나 올랐다. 열무(2㎏·상급)는 지난해 2465원에서 올해 2924원으로 18.6% 인상됐고, 청경채(1㎏·특등급)도 지난해 1만480원에서 올해 1만4923원으로 30% 넘게 올랐다.

도매시장 과일 경락가격도 오름세다.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과일 경락가격을 지난해와 비교하면 수박(12㎏)은 1만3705원으로 25% 가량 올랐고, 복숭아(10㎏·특등급)는 1만1333원으로 70%나 인상됐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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