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

“금전 받아…청탁 무관” 유서

울산시당 사무실에 분향소

▲ 2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빈소에서 시민들이 조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23일 숨진 채 발견됐다.

노 의원은 포털 댓글 여론조작 혐의로 특검 수사를 받고 있는 ‘드루킹’ 김모(49·구속기소)씨 측으로부터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 당사자로 지목되어 왔다.

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8분께 서울 중구의 한 아파트 현관 쪽에 노 의원이 쓰러져 숨져 있는 것을 경비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해당 아파트는 노 의원의 자택이 아니라 어머니와 남동생 가족이 사는 곳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아파트 17~18층 계단에서 노 의원 외투를 발견했고, 외투 안에서 신분증이 든 지갑과 정의당 명함, 유서로 추정되는 글을 찾아냈다.

유서 내용은 ‘드루킹 사건과 관련해 금전을 받은 사실은 있으나 청탁과는 관련이 없다.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노 의원이 드루킹 사건과 관련, 신변을 비관해 투신했을 개연성을 염두에 두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경찰은 시신 검안에 들어갔다.

노 의원은 드루킹 측근이자 자신과 경기고 동창인 도모(61) 변호사로부터 2016년 3월 불법 정치후원금 5000만원을 받은 의혹을 받고 있다. 드루킹의 인터넷 카페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으로부터 2000만원의 강의료를 받은 의혹도 있다. 이와 관련해 노 의원은 “어떤 불법적인 정치자금을 받은 적이 없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면서 특검 수사에 당당히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노회찬 의원의 사망 소식에 정말 가슴이 아프고 비통한 심정이다. 노 의원은 당을 함께 하지는 않았지만 같은 시대에 정치하면서 한국사회를 더욱더 진보적인 사회로 만들기 위해서 함께 노력을 해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한국의 진보 정치를 이끌면서 우리 정치의 폭을 넓히는 데 큰 기여를 해왔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여야 정치권도 안타까움과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정의당은 언론 공지를 통해 “현재 중앙당에서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너무 충격을 받았다. 노 대표는 사회적 약자를 위해 온몸을 던져 일해온 정치인인데 너무나 아까운 분을 잃었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 역시 “너무 마음이 아프고 충격적”이라며 비통해 했다.

한편 정의당 울산시당은 24일 오전 9시부터 북구 명촌23길2 시당 사무실에 고 노회찬 원내대표 분향소를 설치·운영한다. 김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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