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영혜 울산과학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울산북구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장

정부의 재활용 폐기물관리 종합대책이 발표된 지 두달 여 되었다. 폐기물 발생을 낮추고 재활용률을 높이고자 우선적으로 오는 10월까지 생수와 음료수는 무색 페트병을 사용해야 하며 필요한 경우에만 유색 페트병을 사용하되 재활용 비용을 차등부과 하게 된다. 유통단계에서는 1회용 컵 사용을 줄이기 위해 텀블러와 머그컵을 이용하는 소비자에게 할인이나 리필의 혜택을 주도록 업계의 협조를 구하고 있다.

대형 커피전문점들은 1회용 플라스틱 식기들이 해양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는 비난을 의식해 플라스틱 빨대의 단계적 퇴출을 시행하고 있다. 플라스틱 빨대가 해양 생물들의 호흡기를 막는 등 생태계 파괴의 주범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공기관들도 ‘노사공동 에코생활 실천 서약식’ ‘직장 내 1회용품 사용 줄이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공기관의 우선 실천을 앞세워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실천을 독려하고 있다. 종이컵 사용 금지를 위해 종이컵 회수대를 철거하고 공무원들은 개인컵을 사용하며 민원인에게는 다회용컵을 제공하고 있다. 우천 시 제공하던 1회용 비닐우산커버 대신 빗물 제거기를 설치하고 인쇄용지 등의 물품구매 시 재활용 제품(환경표지인증 제품 등)의 우선 구매를 추진한다.

대형마트들은 비닐봉투 대신 부직포 쇼핑백 대여와 판매를 시작하였고 식품 매장 내에 비치돼 있던 속 비닐 사용을 자체적으로 제한하고 있다. 제과업계도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데 동참하고, 편의점업계도 비닐봉투 대신 종이쇼핑백 도입에 나서고 있다.

1회용품의 사용 증가는 1인 가구의 증가, 배달음식의 발달, 커피전문점의 활성화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1회용 숟가락부터, 젓가락, 용기들, 나무젓가락, 이쑤시개, 비닐장갑, 비닐봉투, 포장재, 1회용 물휴지, 식당의 1회용 비닐식탁보까지. 이같은 1회용품들은 ‘1회용’이 아닌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일상적인 물품들이 되었고, 편리함에 길들여지면서 결국 환경은 뒤로 밀려나게 됐다.

뒤늦었지만 공기관과 대형마트, 백화점, 여러 업계들은 환경을 지키고자 하는 정부 시책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다음은 우리의 몫이다. 업소에서는 소비자가 믿고 주문할 수 있도록 컵과 용기의 위생을 철저히 관리해야 하며 소비자는 1회용품의 사용을 의도적으로 줄이려 노력해야 한다. 가정에서는 폐기물과 재활용품을 구분해 배출하고, 음료수를 마신 후에는 내용물을 깨끗이 세척한 다음 용기를 내놓는 등 재활용품의 올바른 분리배출방법을 익히고 실천해야 한다.

환경을 지키기 위해서는 생활 속 작은 불편함을 참아낼 수 있어야 하며 그 불편함과 어색함이 익숙함으로 바뀌어져야 한다. 모두가 추구하는 지속가능한 사회는 다함께 만들어가야 이루어질 수 있다. 환경을 위한 이번 대책은 다행히 정부가 주축이 되고 있어 그 성과를 기대할만 하나 국민의 참여 없이는 불가능하다. 국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에 힘입어 정부의 이번 대책이 1회용이 아닌 지속적인 환경지킴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정영혜 울산과학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 울산북구어린이급식관리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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