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공정률 99.6%…내진성능 보강 등 안전성 대폭 강화

▲ 신고리4호기 전경.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안전성 강화된 신형 원자로
UAE 수출된 APR1400 적용
당초 9월 가동 예정이었지만
내진 성능 보강문제로 지연

거대한 원통형 콘크리트 건물
원격조정 가능한 3단계 구조
지하에 사용후 핵 연료저장조
4호 20년치 폐기물 보관 가능

시간당 1400㎿ 전기 생산
울부경 소요 전력량의 12%
5·6호기까시 상업운전되면
전체전력의 50% 생산 가능

계속되는 폭염으로 전력수요가 연일 최대치를 갱신하는 가운데 전력공급에 대한 불안감이 겹치며 원자력 발전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고리 2호기를 비롯해 24기의 원전이 가동 중으로, 원전은 전체 전력수요의 26~30%가량을 담당하고 있다. 한수원 새울원자력본부 소속의 첫 원전인 신고리 3호기는 지난 2016년 12월 상업운전을 시작했고, 쌍둥이인 신고리 4호기는 종합공정률 99.6% 상태로 연료장전 및 시운전을 기다리고 있다. 내년 상업운전을 앞둔 신고리 4호기 발전소를 방문했다.

◇울·부·경 전력 12% 충당

울산 울주군 서생면 신암리에 위치한 한국수력원자력 새울원자력본부(본부장 이인호). 출입문에서 두 개의 닮은 꼴 원자로가 눈에 들어왔다. 출입구 방면에서 우측에 위치한 것은 1주기 운전을 무사히 마치고 2주기 운전 중인 신고리 3호기다. 왼쪽에는 사실상 건설을 완료하고 연료장전을 기다리는 신고리 4호기가 위치해 있다.

신고리 3·4호기는 한국형 신형 원자로인 APR(신형가압경수로)1400이 처음 적용된 모델이다. UAE에 수출된 바라카 원전에도 APR1400이 적용됐다.

4호기 내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삼엄한 보안을 거쳐야 했다. 방문 전 각종 인적사항을 제출했지만 다시 신분증 확인과 지문 인식 등을 거쳐 검색대를 통과한 뒤에야 비로소 발전소 내 출입이 허용됐다.

새울본부는 지난 4월 동일한 출입로를 사용하던 3·4호기 발전소와 5·6호기 건설현장에 대해 분리 펜스를 치고 별도의 출입로를 만들어 보안을 한층 강화했다.

신고리 4호기가 상업운전에 들어갈 경우 시간당 1400㎿의 전기가 생산된다. 이는 울·부·경 전체가 소요하는 전력량의 12%에 달하는 수치다. 신고리 5·6호기까지 모두 상업운전에 들어갈 경우 새울본부에서만 울·부·경 전체 전력의 절반 정도를 담당할 수 있는 전력 생산이 가능하다.

▲ 신고리 4호기 내부 주제어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연료장전 앞두고 마지막 점검중

신고리 4호기는 원자로건물과 터빈건물, 복합건물 및 보조건물로 구성됐다. 원자로건물에는 발전소의 핵심인 원자로가, 터빈건물에는 터빈과 발전기 등이 위치한다. 복합건물과 보조건물은 주제어실과 사용후핵연료 저장조, 발전에 필요한 각종 라인 등이 배치됐다.

신고리 4호기의 원자로건물은 지름 50.75m, 높이 71.57m의 거대한 원통형 콘크리트 구조물이다. 노심을 중심으로 19단의 CLP(원자로 격납철판)와 1m가 넘는 콘크리트가 원자로를 보호하고 있다. 안전성을 대폭 강화하면서 APR1400 적용 이전 모델보다 높이가 10m 이상 높아졌다.

높이가 수십m에 달하는 터빈건물에는 각종 파이프라인이 층을 이뤄 뻗어 있고, 바닥에는 고압터빈 1기와 저압터빈 3기, 발전기가 나란히 연결돼 있다. 원자로에서 발생하는 열에너지는 라인을 통해 터빈과 발전기를 거쳐 기계적 에너지와 전기 에너지로 변환된다. 상업운전 중인 3호기의 경우 터빈으로 들어오는 뜨거운 증기 때문에 터빈건물의 내부 온도가 60℃에 달하지만, 가동 전인 4호기 터빈건물은 대체로 선선한 편이다.

새울본부 관계자는 “당초 올해 9월 상업운전에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내진성능 보강 문제로 다소 지연되고 있다”며 “원자력안전위원회에 관련 자료를 제출해 검토 중으로, 빠르면 9월 연료장전에 들어가 6~7개월 시운전을 거쳐 내년 3월께 상업운전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새울원자력본부 신고리 3·4호기 외부와 내부 주제어실, 터빈실 전경(위부터). 시운전을 앞두고 있는 4호기는 운영허가 심의가 진행중이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3중 제어 가능한 주제어실

보조건물에 위치한 주제어실은 2개 층으로 구성됐다. 근무자가 배치된 위층에는 대형 디지털 패널이 정면에 부착돼 있고, 왼쪽으로 수동 조작용 안전 콘솔이 설치돼 있다. 아래층에는 원격정지제어실이 위치해 있다. 디지털 패널 손상 시 안전 콘솔을 이용하며, 주제어실 문제 발생으로 모두 이용이 어려울 경우 원격조정이 가능한 원격정지제어실을 사용하는 3단계 구조다.

주제어실에는 1개 조 11명이 배치된다. 발전소 운전 관련 총책임자인 발전팀장과 1차 계통 운전 담당인 원자로 차장, 2차 계통 운전 담당인 터빈 차장, 발전팀장을 기술·행정적으로 지원하는 안전차장, 전력계통 및 기타 계통의 운전을 담당하는 전력설비 운전원 및 발전 과장이 상주한다. 나머지 5명은 현장 조치에 투입된다. 주제어실 근무 인력은 6개 조 66명으로 편성돼 5조 3교대로 운영되며 나머지 1개 조는 교육을 받는다.

아직 정상가동 전이지만 연료장전 및 시운전까지 최상의 상태 유지 차원에서 가동 중인 설비를 관리하기 위해 3명이 주제어실에 배치돼 있었다.

보조건물 지하에는 사용후핵연료 저장조가 들어서 있다. 가로 10.8m, 세로 12.8m, 높이 12.4m의 저장조에는 물과 붕산이 부어지며 고준위 폐기물인 사용후핵연료가 담겨진다. 총 1021다발 보관이 가능한데 이는 신고리 4호기 20년치에 해당된다.

한편 4호기 펜스 너머에서는 지난해 진통 끝에 건설이 재개된 신고리 5·6호기 공사가 한창이다. 5호기 원자로는 지난 23일 CLP 12~14단 부착을 완료해 높이가 약 45m에 달하는 철골 구조물로 변해 있다. 원자로건물 옆에서는 터빈건물의 기초 공사가 시작됐다. 바로 옆에 위치한 6호기는 원자로 기초 공사가 진행 중이다. 신고리 5·6호기의 종합공정률은 35.5%다.

이춘봉기자 bong@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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