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미스타쏭'

들어봤는가? 미스타쏭.

생소한 이름의 가수 미스타쏭이 룸바 리듬의 애절한 사랑 노래 ‘말해줘’ 등 세상을 향한 외침 7곡을 모아 10년 만에 솔로 2집 앨범을 발표했다.

미스타쏭은 2009년 1집, 2012년엔 그룹 ‘꽃의 아이들’ 멤버로 활동했다.

오랜 만의 앨범 발매지만 화려한 컴백 방송도, 흔한 쇼 케이스도 없었다. 소속사도, 방송 경험도 전무한 무명가수기 때문이다. 

기다린 사람도, 기대한 사람도 없지만 미스타쏭은 그간 차곡차곡 준비해 다시 한번 자신의 음악을 펼쳐 놓았다.

미스타쏭의 앨범에 대해 음악평론가 구자형(활동명, 깨끗함에 물든 바위) 씨는 “보는 음악이 대세인 요즘 듣는 음악을 기다린 팬들에게 선물 같은 음반”이라며, “가슴 따스하고 넉넉한 미스타쏭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타이틀곡 ‘말해줘’는 사랑하는 연인의 작은 표현 하나라도 느끼고 싶은 시작하는 연인의 애절함을 감미롭게 표현한 곡이다. 룸바 리듬의 잔잔한 반복이 흥겹기도 하지만, 사랑에 빠진 남자의 간절함을 거친 목소리로 토하는 미스타쏭의 독특한 음색이 어우러져 애잔하기도 하다.

윤정원 씨가 작곡했으며 원곡은 여성 가수를 염두하고 만든 성인가요였으나 미스타쏭이 작곡가에게 간청해 개성 넘치는 남성적인 팝으로 재탄생시켰다. 가사는 시인 한설 씨가 썼다. 곡에 대한 애정이 커 ‘Tell me so’라는 제목의 영문 버전 곡도 함께 선보였다.

2번 트랙 ‘세상 끝에서’는 이번 앨범이 나올 수 있게 해 준 곡이다. 제작자 ‘재미난 사람들’의 오진동 대표는 이 노래를 듣고 적극 앨범 제작을 제안했다. 누구나 부를 수 없는 노래를 공감할 수 있는 해학이 돋보였다고 한다. 이 노래는 세계적으로 존엄사에 대한 논란이 그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를 택한 사람의 마지막 3분간 독백을 담백하게 풀어냈다. 음악감독으로 참여한 이현승 씨가 작사, 작곡, 편곡을 도맡았다. 앨범 녹음 전 평가에서 여성 패널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고 전한다.

미스타쏭이 재능 기부로 만든 캠페인송 ‘비켜줍시다’는 가족의 마음으로 구급차에게 길을 비켜주는 것이 21세기 현대인이 갖추어야 될 매너라고 외친다. “네 가족이 실린 응급차라면 네 마음은 어떻겠니? 멈춰 섭시다. 보내 줍시다. 양보합시다.” 노래를 들었다면 싸이렌에 반응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직선적 메시지를 로큰롤 리듬에 담았다.

위로의 메시지를 담은 ‘하늘로’는 현 시대를 함께 사는 모든 국민에게 한 마디 말을 걸고 싶은 심정으로 만든 곡이다. 최근 몇 년간 지속적으로 일어난 침울한 사건에 전 국민이 아픔과 갈등, 침체의 시간을 겪었지만, 그래도 함께 밝은 미래를 만들어가자는 가사다. 미스타쏭이 작사, 작곡했다. 

이 밖에 모던한 유럽풍 테크노 음악 ‘A small time’과 블루스 연주곡 ‘The last piece of the blues’등이 수록됐다.

미스타쏭의 본명은 송명근이다. 음악을 좋아하던 어머니 영향으로 3살부터 피아노를 쳤고 고교 시절엔 밴드 활동을 했으며, 전문 음악인이 되기 위해 미국 보스톤의 버클리 음대로 유학을 떠났다. 유학 중에 음반 제작 권유를 받고 귀국했지만 소속사의 지지부진한 일처리에 실망해 독립을결심하고, 일과 작업을 병행하면서 스스로 1집 앨범(The 천천히)을 냈다.

1집은 전문가 사이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마케팅, 방송 활동 등을 전혀 하지 못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이후 종로, 대학로, 홍대 등 언더그라운드 가수들이 설 수 있는 무대를 찾아 활동했다. 

▲ 가수 '미스타쏭'

특히 당시 젊음의 메카, 음악인들의 성지로 불렸던 종로 반줄 공연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 다시 대중가수로의 꿈을 갖게 됐다. 반줄은 시대상을 반영한 인기 드라마 ‘응답하라 1988’ 등에 소개되기도 했던 그 시대의 상징적인 문화 공간이었다.

이후엔 뜻이 맞는 음악인들과 ‘꽃의 아이들’이란 그룹을 ‘해바라기’ 등 노래로 매니아층의 지지를받기도 했다.

한편, 미스타쏭은 이번 앨범에서 모든 것을 내려 놓고 대중들 앞에 서길 원하고 있다. 좀 더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활동명도 변경했고, 앨범 컨셉과 곡 선정, 편곡 등에서도 주변의 의견을 적극 수용해 반영했다.

그는 “많은 팬들이 기다려 준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 해도 내 직업은 가수”라며, “모든 역량을 발휘해 열심히 만든 앨범인 만큼 많은 분들과 공감했으면 좋겠다. 이제 함께 사는 이야기를 주고 받을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디지털 뉴스부 배정환 기자 karion79@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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