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단한 GDP”…전문가들 4%대 성장 지속엔 회의적
연준, 기준금리 인상 속도 등 놓고 고심 커질 듯

미국 경제가 2분기(4~6월)에 4%대의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미국 상무부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 분기 대비 연율 4.1%로 집계됐다고 27일(현지시간) 밝혔다. 작년 동기보다는 2.8% 성장했다.

4.1%의 성장률은 2014년 3분기의 4.9% 이후 약 4년 만에 최고치라고 AP 통신은 전했다. 

상무부는 지난 1분기 GDP 성장률도 당초 2%에서 2.2%로 상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미국 경제는 올해 상반기에 3.1%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 미국의 GDP 성장률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목표로 내건 연간 3%를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GDP 발표 이후 트위터를 통해 “대단한 GDP가 방금 나왔다. 우리는 곧 기자회견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 경제활동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지출이 4%나 증가하면서 성장을 견인했다. 2014년 4분기 이후 가장 높은 증가다.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혜택과 사실상 ‘완전고용’ 상태의 탄탄한 노동시장이 견조한 소비지출의 ‘탄환’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무역수지 개선 흐름도 성장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순수출이 2분기 GDP에 1.06%p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 5월 미국의 상품·서비스 적자는 전달(462억 달러)보다 6.6% 줄어든 431억 달러(약 48조1천427억 원)를 기록했다. 2016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미 경제가 2분기의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회의적 시각이 많다.

2분기 GDP 성장세가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효과와 재정지출 증가 등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무역 파트너들과의 본격적인 무역전쟁을 앞두고 고율의 관세를 피하기 위해 대두 등의 수출을 서둘렀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중간 확대되는 무역전쟁도 여전히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을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경제 전문가들은 2분기 성장률은 일시적 요인에 의한 것으로 지속해서 유지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으며, 2분기 이후에도 견조한 성장세는 이어가겠지만 3%대 정도로 성장이 둔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미국 담당 선임 이코노미스트인 오미어 샤리프는 “무역에서의 부양이 있었지만 사라질 것”이라면서 “지속적인 기준으로 4%는 물론, 심지어 3%의 성장률을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달 초 조사에서 경제학자들은 3분기와 4분기 GDP 성장률을 각각 3%, 2.9%로 전망했다고 전했다.

시장은 미 중앙은행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에 영향을 미칠지 주시하고 있다.

연준은 올해 들어 두 번째로 지난달 기준금리를 인상했으며, 이미 단행한 두 차례의 인상을 포함해 올해 총 네 차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현재 미 기준금리는 1.75∼2.00%다.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17일 미 상원 은행위에 출석해 “현재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앞으로의 최선의 길은 점진적으로 기준금리 인상을 계속하는 것이라고 믿고 있다”면서 점진적 금리 인상 기조를 재확인했다. 

WSJ은 “연준이 경제의 과열을 막기 위해 점진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평가했다. 

이날 발표된 GDP는 속보치로서 앞으로 잠정치, 확정치를 통해 수정될 수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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