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 수준에 있는 국내3D프린팅
산업용 메탈프린팅으로 눈돌려
3만명 규모 새로운 일자리 발굴해야

▲ 정호철 울산 유메이커스 대표 (사)한국3D프린팅 울산지부장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말처럼 미·중간의 무역전쟁에 한국경제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가장 큰 피해를 보는 분야는 주력산업인 자동차, 화학, 철강, 반도체 부문으로 우리 수출에서 37%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수출주도의 산업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조선업 불황으로 인한 지역 경기침체와 그에 따른 고용불안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이때 미국의 수입차에 대한 관세부과 이슈 등은 우리 지역경제의 한 축인 현대차의 존립과 고용안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만큼 엄중한 경제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 하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없는 것 또한 현실이다.

지난 수년간 울산시는 3D프린팅분야를 지역의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위한 성장동력 산업으로 꼽고 세계적인 연구기관과 생산시설을 유치하는 등 적극 육성해 왔다. 특히 산업수도로서 울산은 제조업분야에서 3D프린팅 발전을 주도할 소재, 기기 분야가 여타의 다른 지역보다 우수한 여건을 갖추고 있기에 성장을 견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핵심요소인 SW분야는 연구개발(R&D), 전문인력 부족으로 지역실정에 맞는 특화된 SW육성과 3D프린팅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기반구축에 나름대로 많은 노력을 했음에도 여전히 아쉬운 점이 많다. 보다 진전된 사고의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3D프린터라 하면 국내는 가정용이 중심이지만 해외는 많은 분야에 산업용이 사용되고 있다. 즉 산업용 3D프린터가 산업현장에서 활용되고 일자리가 생기고 새로운 비즈니스 환경이 조성되는 선순환적 산업구조가 이루어지고 있는데 비해 국내는 아직도 가정용 수준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지금 세계는 FDM 방식의 프린터를 벗어나 미국과 독일의 대기업 중심으로 산업용 메탈 AM(적층제조)시장 위주로 전환되고 있다. 미국 대기업인 GE는 GE Additive라는 자회사를 설립하고 항공기 엔진과 발전용 터빈 부품생산을 산업용 메탈프린터를 사용, 제작하는 등 2020년에 연간 1조의 매출을 목표로 사업을 육성하고 있으며, 독일의 경우 지멘스사가 원자력 발전소에 들어가는 터빈 블레이드 장착 테스트를 끝내고 원자력 발전소의 금속부품을 3D프린터로 생산해 사용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는 산업용 메탈프린터분야 세계시장 8% 확보와 6만3000명의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장기적인 국가 전략 로드맵을 수립하고 있으며, 롤스로이스의 항공 엔진 산업과 쉐필드대학을 주축으로한 AMRC에서 제품생산과 함께 전문인력 양성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따라서 우리도 현시점에서 보다 전략적 선택이 요구되는 바 지역 주력산업의 고도화와 3D프린팅 기반구축을 통한 제품의 상업화 및 세계시장 4% 점유를 통한 3만명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위한 산업용 메탈프린팅 활성화를 위한 장기적 로드맵이 필요하다.

새로운 성장을 위해서는 지역주력 산업분야인 조선, 화학, 자동차 분야를 중심으로 비즈니스모델을 발굴하기 위한 특화된 전략수립이 요구된다. 기존의 플라스틱 계통의 필라멘트를 사용한 단순한 시제품 제작에서 벗어나 산업현장에서 실효적으로 적용 가능한 금속부품 제작을 위한 전문인력 양성과 시험 생산하거나 인증 받은 부분에 대한 과감한 투자도 필요하다. 즉 우리가 세계시장을 주도하는 분야에 대한 선도적 비즈활성화 방안이 요구된다. 최근 지역에 본부를 두고 있는 KAMUG(한국적층제조사용자협회)에서 시행하는 전국 최초의 메탈 3D프린팅 전문가 양성과정은 시기적절한 시도라 하겠다.

민선 7기 새로운 시정이 시작된 시점에 수많은 경제정책이 나오고 있지만 4차산업 혁명시대의 큰 틀에서 우리 울산의 지속적 성장과 안정된 삶을 위해 미래 성장산업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요구된다.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래를 위한 연구개발과 투자는 지속되어야 한다. ‘중단 없는 전진’이란 글귀가 새삼 가슴에 와닫는 시점이다.

정호철 울산 유메이커스 대표 (사)한국3D프린팅 울산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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