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우사 문화부 기자

최근 울산에서 만들어진 창작공연물들의 약진이 눈에 띈다. 가장 대표적으로는 창작 뮤지컬 ‘외솔’이 올해 대국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뮤지컬 ‘외솔’의 수상을 통해 울산은 도시 자체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 뿐만 아니라 울산출신의 한글학자인 외솔 최현배 선생의 고결한 삶을 보다 많은 이들에게 알릴 수 있었다.

오는 8월8~9일에는 울산문화예술회관이 제작한 악극 ‘불매’가 거창국제연극제에서 관객들과의 만남을 앞두고 있다. ‘불매’는 철 산업의 중심이었던 울산의 쇠부리터를 배경으로 1900년대 일제강점기 등 격변의 시기를 살아온 민초들의 삶을 담아낸 작품이다. 3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국내 최고의 야외연극축제에 ‘불매’가 초청작으로 무대에 오른다는 것은 울산시민으로서 충분히 자부심을 가질 일이다.

앞서 언급한 두 작품의 공통점은 울산의 인물과 지역사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정작 지역에서 이들 작품에 대한 평가는 그리 후하지가 않다. 되레 박하다 싶을 때도 있다. 특히 이들 작품을 한번도 본적이 없는 사람들의 반응이 그렇다.

문화부 기자라는 직업상 “요새 어떤 괜찮은 공연들이 있나요?”라는 질문을 더러 받는다. 최근 ‘외솔’과 ‘불매’ 등의 공연이 있었던 터라 추천을 한적이 있다. 그러면 대개 더 ‘유명한’ 혹은 ‘대작’은 없냐는 반응이다. ‘대작’의 기준은 규모도 해당되지만 작품성도 포함된다. 하지만 질문을 한 이들이 찾는 것은 누구나 알만한 ‘유명한’ 공연으로, 지역에서 만들어진 공연은 그 가치나 작품성이 떨어진다는 편견을 담고 있었다.

공연의 작품성은 분명 작품선정의 중요한 기준이지만 대작은 한순간에 탄생하지 않는다. 뮤지컬 ‘외솔’도 4년 전 초연 당시에는 지금만큼의 후한 평가를 받진 못했다. 하지만 여러 차례의 수정과 손질을 거쳐 지금의 작품성을 갖추게 됐다. 이를 위해서는 충분한 시간과 더불어 지역주민의 관심이 필수다. 울산의 역사와 인물을 담은 이야기에 시민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면 누가 관심을 가지겠는가. 울산시민들이 편견은 덜어내고 보다 너그러운 시선으로 지역의 창작공연을 관람할 수 있길 기대한다.

이우사 문화부 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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