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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커블 시티’ 울산을 만들자]‘걷기 좋은 런던’ 목표로 보행친화적 정책 추진(1)보행자에게 친절한 도시 영국 런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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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7.29  21:4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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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런던 트라팔가광장 전경. 원래는 차도였지만 보행자 전용의 새로운 광장으로 탈바꿈했다.

레저블 런던 프로젝트
보행을 하나의 ‘교통수단’으로 간주해
보행 중심 안내시스템 2006년부터 제공
대중교통과 통합…보행자 94% 도움받아

월드 스퀘어스 포 올 프로젝트
사통팔달의 런던 중심지 트라팔가 광장
차도를 보도로 바꿔 광장의 연결성 높여
혼잡통행료 부과, 교통마비 문제도 해결


도시는 걷기 편해야 한다. 하지만 울산은 보행환경이 보행자 친화적이지 않다. 대중교통이라곤 버스 뿐이고 이마저도 노선이 일부 지역에 치우쳐있다. 끊겨있는 인도, 울퉁불퉁한 보도블록, 디자인도 맞지 않다. 오토바이나 적치물, 심지어 불법주차 차량도 자주 만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시, 이름난 도시는 대부분 보행환경에 신경을 쓰고 걷기 편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그로 인해 관광객들이 좋은 기억 속 재방문하고 싶은 도시가 되도록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본보는 보행환경이 잘 조성돼 있는 국내·외 도시를 찾아 울산이 걷기 좋은 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방안은 어떤 것이 있을지 살펴본다.
 

   
▲ 런던교통공사가 지난 2006년부터 운영중인 보행자중심안내시스템.확대사진.

◇보행자 중심 안내시스템, 레저블 런던 프로젝트

연간 10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영국 런던은 한 때 세계에서 ‘길을 잃기 쉬운 도시’ 중 하나로 불렸다. 유구한 역사를 가진 건축물, 랜드마크, 유서 깊은 장소, 국립박물관 세계적 관광 명소들이 위치한 골목길은 거미줄처럼 얽혀 있고 지하철 노선도 복잡하기 때문.

하지만 현재 런던은 보행자들의 천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친절하고, 걷기 좋은 도시로 탈바꿈했다. 가장 큰 변화는 보행자 중심 안내시스템이 주는 정보다.

이같은 변화가 일어난 건 불과 10여년 일이다. 지난 2000년부터 2008년까지 재임한 켄 리빙스턴 당시 런던시장은 2015년까지 ‘걷기 좋은 런던’을 만들자고 했다. 도심 걷기를 활성화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시작된 것이 바로 레저블 런던(Legible London) 프로젝트다. 프로젝트 공모에 나선 런던교통공사는 보행을 하나의 교통수단으로 간주, 보행자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즉시 제공해주는 보행자 중심 안내시스템 디자인을 지난 2006년 마무리했다. 현재 런던 전역에 세워진 1700여개의 대·중·소형 안내 표지판은 종합적이지만 명확하며 일관성 있는 정보를 보행자들에게 제공한다.

   
▲ 런던교통공사가 지난 2006년부터 운영중인 보행자중심안내시스템.

지넷 바트만(Jeanette BAARTMAN) 런던교통공사 도시관리부 매니저는 “사람들은 버스나 지하철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보다 걸어서 이동하는 것이 이동거리를 단축시킬 수 있었음에도 ‘어떻게 걸어가야 빠르게 목적지에 닿을 수 있는지’ 몰랐다”면서 “런던시는 이런 문제를 더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어떻게 우리가 도시를 걷기 쉽게 만들 수 있을지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지도에는 현재 위치에서 5분 안으로 갈 수 있는 거리, 15분 안으로 갈 수 있는 거리가 나와있다. 또 지도에는 주요 빌딩의 이름들이 굵은 글씨로 표시돼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있는 위치가 어디인지를 정확히 알 수 있다. 레저블 런던 프로젝트는 걷는 데 도움을 줄 뿐 아니라 대중교통과도 통합돼 있다. 지하철역에서 나오면 바로 지도가 보이며 버스 정류장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런던교통공사가 지난 2014년 실시한 프로젝트 평가보고서에서 응답자의 94%가 안내시스템을 통해 길을 찾는데 도움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10여년 전부터 걷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런던시 정책의 지속성·일관성이 거둔 성과다.
 

   
▲ 올해말까지 보행자 전용도로로 바뀌게되는 영국 런던 옥스퍼드거리를 관광객들이 지나고 있다.

◇계속되는 보행자 친화적 변화

영국 런던 트라팔가 광장은 런던 최대 상업지구인 피카딜리 서커스가 서쪽에, 총리 관저와 국회의사당이 남쪽에 위치한 등 사통팔달의 런던 중심지다.

지난달 24일 취재진이 찾은 트라팔가 광장은 대규모 축제가 열리고 거리를 오가는 행인과 거리 예술, 이를 구경하는 사람들, 세계 각국의 관광객들이 모여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광장 바로 앞에는 국립미술관도 위치해있다.

그러나 2000년대 초반만해도 이같은 모습의 트라팔가 광장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당시만해도 트라팔가 광장은 모든 방향이 차도로 둘러싸여 있었고, 광장은 텅 비었으며 행인들은 광장 외곽을 돌아서 다녀야했다.

트라팔가 광장이 지금의 모습을 찾은 건 지난 1996년 시작된 월드 스퀘어스 포 올(World Squares For all·모두를 위한 세계 광장) 프로젝트 덕분. 영국 건축가 노먼 포스터가 프로젝트를 총괄했다.

포스터는 국립미술관과 광장 사이 차도를 사람들이 걸어다닐 수 있는 보도로 바꿔 고립된 광장의 연결성을 높인다는 계획을 세웠으나, 엄청난 반발을 샀다. 해당 차도는 런던의 동쪽과 서쪽을 연결하는 핵심 구간이었기 때문이다. 차량 흐름을 바꾸기 어려워 교통마비가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많았다.

그러나 2000년 취임한 켄 리빙스턴 런던시장은 이에 대한 대책으로 통행량을 줄이면 된다는 간단한 해답을 내놨다. 자동차 사용 억제를 위해 트라팔가 광장 인근 도로를 주행하는 차량을 대상으로 혼잡통행료를 부과하고 이렇게 걷은 돈은 보행환경 개선에 투자했다. 그랬더니 차량을 두고 보행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차량 통행량은 줄어들었지만 보행자는 늘었고, 교통마비도 발생하지 않았다.

트라팔가 광장처럼 보행친화적 정책이 성공을 거두자 현재 런던시는 또다른 변화를 시도중이다. 연간 4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런던 쇼핑의 중심부인 옥스퍼드 스트릿(Oxpord Street) 전체 1.9㎞ 가운데 800m를 올해 말까지 보행자 전용 도로로 바꿀 계획이다. 여기에는 총 6000만파운드(886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현재 이 거리는 보도와 함께 버스, 차량 등이 다닐 수 있는 왕복 2~4차로가 있지만, 보행자 전용 도로로 바뀌면 승용차는 물론 버스나 택시, 자전거도 다닐 수 없게 된다.

이를 위해 런던교통공사는 지난해 여름부터 옥스퍼드 거리를 운행하는 버스 숫자를 줄이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나머지 버스 노선도 옮긴다. 런던교통공사는 옥스퍼드 스트릿 이후 2단계로 옥스퍼드 서커스~토트넘 코트 로드, 3단계 마블 아치(하이드 공원 입구)~오처드 거리를 보행자 전용 도로로 바꿀 계획이다. 영국 런던 글= 정세홍기자·사진= 김경우기자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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