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교육 도입은 정주여건 개선 도움
인구 감소되는 중구지역에 도입 필요
교육청과 협업 인재양성해 미래 준비

▲ 박태완 울산 중구청장

얼마 전 6·13 지방선거에서 많은 후보들이 혁신교육에 대한 공약을 내걸었다. 말 많은 공교육은 방향을 잃고 사교육은 더욱 발전하고 진화했기 때문이다. 영화나 드라마, 매스컴 등 다양한 매체에서 보여주는 학교의 모습은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KBS에서 방영한 ‘학교’라는 시리즈 드라마의 주요 소재는 학교폭력, 왕따 등 부정적인 모습 속에서 꿈과 희망을 찾아가는 인물들이다. 하지만 이 드라마에서 주목할 부분은 방과후 학생들의 모습이다. 대부분 학교를 마치고 패스트푸드점이나 편의점에서 간단한 간식 또는 식사후 학원으로 향했다. 이 모습이 우리에게 익숙한 것은 현실을 그대로 반영했기 때문이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17년 사교육비 총액은 약 18조600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6000억원(3.1%)이 증가했다. 전체 학생 수가 전년 대비 2.7% 감소한 점에 미뤄볼 때 오히려 1인당 사교육비는 더 증가했다. 또 200만원 미만 소득가정은 약 43%만 사교육에 참여해 월평균 9.3만원을 지출한 것에 비해 700만원이상 소득가정은 약 84% 가정이 월평균 45.5만원을 지출하였다. 결국, 부모의 소득수준이 자녀교육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자녀의 장래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유추할 수 있다. 사교육이 개인 선택의 문제를 넘어서 필수적인 상황에서 이를 근절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워 보인다. 부모의 소득수준이 자녀교육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고 보편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산업일꾼을 양성하여 나아가 건강한 중산층을 육성하는 국가와 지역의 정책적인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선거 공약으로 내걸고, 민선7대 핵심과제로 선정한 혁신교육은 정주여건 개선과 인재양성을 위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2011년 경기교육청 주도로 몇 개의 기초자치단체에서 혁신교육을 추진했고 지역에 긍정적인 효과를 몰고 와 현재는 전국 100여개의 시군구가 추진 중이다. ‘혁신교육지구란 무엇인가?’라는 책에서는 교육청과 지자체, 그외 교육기관이 지역사회의 아동·청소년 복지역량의 역할과 업무를 재구조화 하는 일이 혁신교육지구라고 설명했다.

현재 경기도와 서울에서 추진한 사례를 보면, 각 지자체마다 차별화된 모습으로, 각자의 실정에 맞게 추진돼 정답은 없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지역인력풀을 확충하고 지역커뮤니티의 회복, 공교육의 대안을 제시한다는 공통점은 있다.

실제 운영사례를 찾아 지난 주에 오산시를 직접 방문했다. 수도권의 오산시는 2011년경 인구가 감소하는 현상에 대한 처방으로 정주여건 개선을 위한 혁신교육을 도입했다. 교육청과 학부모단체, 시민단체, 교직원대표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여 초·중·고별 혁신교육은 물론이고 학부모 교육에서 마을축제 연계까지 생활 곳곳에서 평생교육을 실천하고 있었다. 방문 당시 오산시는 정주여건 개선에 큰 영향을 준 것은 혁신교육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사례들로 2017년을 전후로 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중구에 우리만의 특성이 반영된 혁신교육 정책이 필요함을 새삼 깨달았다. 예를 들면, 약사동은 인구가 적은 편이지만 초·중·고가 11개에 달하고, 학교당 교직원은 50~60명 정도다. 개별 학교에서 직장어린이집 등 보육시설을 갖추기는 힘들지만, 11개의 학교를 1개특구로 묶으면 교직원 수는 600~700명가량이 돼 이들을 위한 직장어린이집과 유사한 국공립어린이집, 지역아동센터 등을 설치할 수 있다. 교육청이 학교의 유휴공간을 제공하고, 중구청이 어린이집 등의 운영을 맡는다면 교직원과 약사동 일원의 보육환경은 개선된다. 그리고 보육시설의 교사는 새로운 일자리를 얻게 된다. 생각의 전환과 교육청과의 협업이 필요한 사업이다.

중구는 울산의 중심으로 과거의 영광을 회복하기 위해 많은 정책과 사업을 펼쳐왔다. 그러나 국가 전반에 흐르는 경기침체와 실업률의 증가로 그 효과가 감소한 것은 아닌지, 더 활성화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생각해 볼 시점에 이르렀다. 이러한 상황에 많은 전문가 등이 현재의 경기침체를 극복하고, 일자리 창출, 정주여건의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지만 정답은 없어 보인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세상을 바꾸는 것은 사람이고 사람을 바꾸는 것은 교육이라는 것이다. 혁신교육은 현재의 도시를 살리고 인재를 양성하여 미래를 준비하는 중요한 걸음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박태완 울산 중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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