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안정당으로서 면모 부각

정부 소득주도성장론 비판

노무현 前대통령 묘역 참배

한국당 지도부로는 이례적

▲ 자유한국당 김병준(앞줄 오른쪽 세번째) 비상대책위원장이 30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장은 30일 문재인 정부와의 정책 대결을 위한 채비 갖추기에 주력하고 있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기조는 구태의연한 정쟁 구도에서 벗어나 탈이념적 정책 대결로 프레임을 전환해 대안 정당으로서 면모를 부각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 “한국당 뿐 아니라 정치권 전체가 매일 진영·계파 논리로 싸우는데, 국가의 발전을 위해 정책 대결, 가치 논쟁 등이 정치 언어로 등장해야 한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비대위의 첫 과제로 ‘가치 재정립’을 제시한 상태다. 연일 문재인정부의 정책을 ‘국가주의’와 대중영합주의로 몰아붙이는 것도 그 연장선이라고 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도 정부의 ‘먹방’(시식 방송프로그램) 콘텐츠 규제 예고, 프랜차이즈업계에 대한 원가 공개 요구 등을 국가주의의 사례로 꼽고 “우리 사회의 새 틀 짜기가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현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 중 하나인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진보진영에 성장이론이 없다는 증거이자, 자영업자가 30% 가까이 되는 우리 현실에 맞지 않는 이론”이라고 날을 세웠다.

노무현정부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 위원장이 구체적인 쟁점 현안을 앞세워 정부·여당과 사사건건 각을 세우는 대신 굵직한 담론·기조를 놓고 경쟁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한편 김 위원장은 이날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했다.

비대위는 지난 25일 출범 첫 일정으로 서울 국립현충원 이승만·박정희·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차례로 찾았고, 전직 대통령 묘소 참배 차원에서 노 전 대통령의 묘역도 찾기로 했다.

임시 지도체제이기는 하지만 한국당 지도부가 봉하마을을 찾는 것은 이례적이다. 3년반 전인 지난 2015년 2월 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 김무성 당시 대표가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바 있다. 봉하마을 방문에는 김용태 사무총장과 홍철호 비서실장, 윤영석 수석대변인 등이 동행했다. 김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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