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영선 아이윤안과병원 안과 전문의
외래진료를 할 때 백내장 환자로부터 가장 흔하게 듣는 질문이 바로 ‘백내장 수술을 언제 해야 하는가’다. 원칙적으로 백내장 수술은 백내장 때문에 시력저하와 같은 증상이 심해져 환자가 일상생활에 불편을 느낄 때 실시하게 된다.

불편이라는 것은 주관적인 느낌이기 때문에 환자에 따라서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시력이 0.8만 돼도 침침하다면서 수술을 원하는 환자가 있는 반면, 시력이 0.3밖에 안되는데도 불편하지 않다면서 수술 생각이 없다고 하는 환자도 있다.

과거에는 일반적으로 안경을 쓰지 않는 환자들은 나안시력이 0.5 이하로, 또 안경을 쓰는 환자들은 안경을 쓴 시력이 0.5 이하로 떨어지면 백내장 수술을 권했다. 요즘은 삶의 질을 고려해 굳이 시력이 많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고 본다. 그래서 시력이 0.7 정도가 돼도 백내장 수술을 권하는 편이다.

시력이 0.9까지 나오는데 백내장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도 제법 있다. 시력만 가지고 수술 시기를 결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이런 환자들은 시력표를 0.9까지 보지만, 선명하지 않고 안개가 낀 것처럼 뿌옇게 보이기 때문에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당장 이번 달에 백내장 수술을 하지 않으면 큰일 나지 않느냐며 병원에 서둘러 오는 환자들도 가끔 있다. 백내장 수술은 원칙적으로 응급수술이 아니다. 백내장은 서서히 진행되는데다 수술을 하면 완치할 수 있기 때문에 수술을 너무 급하게 서두를 필요는 없다. 백내장을 오래 방치하면 녹내장이 오지 않느냐고 문의하는 환자도 많다. 녹내장이 백내장보다는 훨씬 무서운 질환이긴 하지만, 백내장이 녹내장으로 발전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는 손쉽게 안과 진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 상태가 악화되기 전에 백내장 수술을 받는다. 수술시기를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다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백내장을 방치해 녹내장이 되기보다는 안압에 문제가 없는 정상안압 녹내장이 흔하기 때문에 안저검사 등 안과검진을 주기적으로 받는 것이 녹내장 예방에 훨씬 효과적이다. 하지만 백내장을 너무 늦게 수술하면 백내장이 딱딱해지고 수정체 주변의 구조물들이 약해져 수술이 어려워진다.

우리나라 사람의 평균적인 백내장 수술 나이는 65~70세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 일찍 백내장이 올 수도 있고 늦게 올 수도 있다. 고로 시력저하 등 증상이 있거나, 증상이 없어도 60세가 넘으면 매년 정기적인 안과진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

윤영선 아이윤안과병원 안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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