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남용 세민병원 내과 전문의가 환자와 상담을 하고 있다.

외부와 실내 온도 차 10℃ 이상 나면
자율신경에 영향주고 신체적응 못해
두통·복통·위장장애등 만성병 악화

전국적으로 연일 기록적인 폭염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에어컨이 직장과 가정 내에서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과도한 에어컨 사용으로 실내와 외부의 온도 차이가 10℃ 이상 벌어지면 사람의 신체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급격한 기온 변화로 인해 호흡기 증상과 두통, 복통 등을 동반하는 ‘냉방병’에 노출될 수 있다. 김남용 세민병원 내과 전문의와 함께 여름철 복병인 냉방병의 원인과 증상, 치료법 등에 대해 알아보았다.

◇실내외 온도 차 심하면 자율신경에 영향

냉방병은 실내와 실외의 지나친 온도 차이나 실내 습도의 급격한 감소로 발생한다. 통상 외부와 실내 온도 차가 10℃ 이상 나게 되면 자율신경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신체도 적응하지 못한다.

에어컨은 실내 온도만 떨어트리는 것이 아니라 습도를 30~40% 감소시켜 호흡기계 점막을 건조하게 만든다. 이에 기관지가 예민해져 각종 질병에 걸리기 쉬운 조건이 형성된다. 더군다나 냉방을 위해 창문을 닫게 되면 실내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아 자연스레 공기도 탁해진다.

김남용 내과 전문의는 “사무실, 은행, 지하철 등 많은 이들이 운집하는 다중시설에서는 환기장애로 인해 군집독이 발생돼 우리 신체에 더욱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며 “냉방시설을 가동하는 중에도 자주 환기를 시켜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호흡기 증상 유발 및 만성병 악화시켜

냉방병의 증상은 크게 호흡기 증상과 전신증상, 위장장애, 여성 생리변화, 기존에 가지고 있던 만성병의 악화를 들 수 있다.

호흡기 증상은 감기와 유사하게 코가 막히거나 목이 아픈 형태로 나타나고,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전신증상으로는 몸이 무겁고 두통과 근육통이 잘 생기고 식욕이 떨어져 전신무력감까지 올 수 있다.

복통과 설사가 자주 일어나는 것은 위장장애로 몸에 한기가 들면서 장기 기능이 저하되고 장의 연동운동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여성의 경우 몸과 수족의 냉증이 발생하고 생리주기가 달라지거나 생리통이 더 심해질 수 있다.

특히 심폐기능에 이상이 있거나 관절염,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 환자들은 병이 악화되고 증세가 더 심해지는 경우가 있으므로 더욱 냉방병을 주의해야 한다.

◇증상이 심할 경우에는 약물치료 병행

일상생활 중 냉방병 증상이 느껴지면 우선 에어컨을 끄고 자연바람을 쐬는 것이 좋다. 내부온도가 너무 낮다면 체온이 떨어지지 않게 얇은 겉옷을 입어주고, 혈액순환이 잘 되도록 틈틈이 체조나 스트레칭을 실시한다. 따뜻한 물이나 차를 자주 마시고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한 뒤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대부분의 냉방병 증상은 호전된다.

그러나 증상이 심해 일상생활이 불편할 경우라면 각각의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약물치료를 실시하는 것이 좋다. 예를 들면 콧물, 코막힘, 재채기, 소화불량, 설사 등과 같은 증상이 심할 경우에는 내과진료 후 약물치료를 병행하면서 냉방환경을 개선하도록 한다.

◇냉방기구로 탁해진 실내공기 환기시켜야

냉방병의 가장 좋은 예방법은 실내외 온도 차가 5℃를 넘지 않게 유지하는 것이다. 냉방이 가동되는 곳에 장시간 머물러야 할 경우에는 에어컨의 찬바람이 직접 피부에 닿지 않게 한다.

냉방이 너무 강한 경우에는 긴 소매 겉옷을 준비해 체온조절을 해주는 것이 좋다. 특히 여성은 생리적으로 남성에 비해 추위에 민감하고 여름에는 핫팬츠나 민소매 상의 등 노출이 있는 의상을 많이 입기 때문에 에어컨에 직접적인 노출이 되지 않도록 한다.

김 전문의는 “더위를 식히기 위해 찬 음식이나 찬 음료 위주로 먹기 보다는 삼계탕이나 따뜻한 음식을 먹어 내장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과도한 냉방기구 사용을 피하고 2시간에 한번씩 약 5분 정도 환기를 시켜 탁해진 공기를 순환시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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