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면할 수 있는 충분한 환경에도
수면의 양·질 부족 일상생활 지장
성인 3명중 1명꼴 한번 이상 겪어
수면일지 작성 통해 불면증 진단
수면시간 제한·약물치료등 병행
치료 반응 없을 땐 수면다원검사

최근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면서 잠자리를 설친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쉽게 잠 못드는 나날이 이어지다 보면 ‘나도 혹시 불면증인가’라는 의문을 가져볼 법하다. 불면증은 숙면할 수 있는 충분한 환경임에도 불구하고, 수면의 양과 질에서 불만족스러운 증상이 나타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는 상태를 말한다. 즉, 밤에도 최저기온을 25℃ 이상 유지하는 열대야는 불면증이 아니더라도 숙면을 취하기 어려운 환경인 것이다. 불면증의 진단과 치료, 진실 혹은 거짓에 대해 최유라 울산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알아보았다.

­불면증은 무엇이며 최근 추세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불면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가 2012년에는 40만3000여명에서 2016년에는 34%나 증가한 54만2000여명으로 조사됐다. 보통 성인 3명 중 1명 꼴로 일생에 한번 이상 불면증 증상을 겪는다고 볼 수 있으며, 이러한 불면증은 크게 일차성과 이차성으로 나뉘어 진다. 일차성 불면증은 불면을 유발할 특별한 질환이나 원인 없이 발생하는 경우를 말한다. 심리적 또는 사회적인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수면, 불량한 수면위생, 과도한 낮잠 등 주로 생활 습관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반면에 이차성 불면증은 비교적 원인이 뚜렷하다. 관절염, 심장병, 고혈압 등 신체 질환이 있거나 우울증, 불안장애 등 정신과 질환이 있는 경우가 포함된다. 또 약물 혹은 알코올, 카페인, 니코틴 등의 물질에 의한 것이나 하지불안증후군, 수면무호흡증 등에 의해 수면을 방해 받는 것을 말한다.

▲ 최유라 울산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환자와 상담을 하고 있다.

­불면증의 진단과 치료는 어떻게 하나?

“불면증을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서는 먼저, 환자의 수면패턴을 상세하게 알기 위해 수면 일지를 작성한다. 수면일지는 잠자리에 든 시간, 일어난 시간, 낮 동안의 졸음 정도 등을 적는 수면일기라고 보면 된다. 이를 통해 환자의 수면습관을 파악해 교정하고 생활습관을 개선할 수 있다. 이때 수면시간을 제한하는 등 인지행동 치료와 수면제 약물치료가 병행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일반적인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에는 수면다원검사와 같은 정밀 검사를 실시하게 된다. 저녁에 병원에 와서 뇌파, 안전도, 근전도, 심전도, 호흡 흐름, 움직임, 코골이 소리 등을 측정할 수 있는 센서를 붙이고 잠을 자면서 아침에 깰 때까지를 기록하는 것이다. 정밀검사를 통해 수면 무호흡이나 코골이, 하지불안증, 주기적 사지운동증에 의한 불면증이 있는지를 확인하고 그에 맞는 처방을 내리게 된다.”

­숙면을 취하기 위한 좋은 방법은?

“숙면을 위해 가장 권장되는 방법 중 하나는 잠자기 전 온도 맞추기다. 더운 여름에는 침실 온도를 에어컨이나 선풍기로 낮추고, 자기 직전에 끄는 것이 숙면에 도움을 준다. 잠자기 전 미지근한 물로 샤워나 목욕을 하면 우리 몸의 체온이 살짝 올라가는데, 이때 올라간 체온을 떨어뜨리며 숙면을 취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과식은 숙면을 방해하지만 너무 배가 고파 잠들기 힘들다면 따뜻한 우유 한잔을 마셔주는 것도 좋다.”

­불면증 환자들을 위한 조언을 한다면?

“불면증 환자들은 주로 잠에 대해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고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수면은 본인의 의지로 억지로 자야겠다고 노력하거나 집착한다고 해서 조절이 되는 것은 아니다. 불면 증상이 4주 이상 지속되고 있다면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 함께 원인을 찾고, 적절한 치료를 통해 건강한 수면을 취할 수 있기를 권장한다.”

이우사기자 woosa@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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