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수도 울산이 ‘인구절벽’의 깊은 수렁에 빠질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2015년 11월 120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31개월째 인구 역외유출이 지속되고 있는 울산에서 출생아수·혼인율 감소폭마저 전국 최대치로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인구는 곧 도시의 자산이자 미래성장의 담보물’로 여기는 현대사회에서 ‘떠나고 안낳는’ 현상이 지속된다는 것은 곧 도시의 쇠퇴를 의미, 울산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기에 걱정이 크다.

31일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5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5월말 울산의 출생아 수(1~5월 누계)는 36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200명) 보다 600명(14.3%) 감소했다. 관련 통계가 처음 작성된 2015년(1~5월) 5100명, 2016년(1~5월) 4900명인 등 2년 평균치와 비교하면 현재까지 1400명이나 적게 출생한 셈이다. 5월 조출생율(인구 1000명당 출생자수) 또한 세종(11.9) 제주(7.0)에 이어 대전, 경기 등과 같은 6.9명에 머무르면서 올해 출생아수 9000명대가 무너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출생아 수의 선행지표인 혼인건수도 눈에 띄게 줄었다. 5월말까지 울산의 혼인건수(누계)는 2500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300건(10.7%)이 감소했다. 울산의 혼인건수 감소율은 전국 평균 3.3%의 3배 이상 높은 전국 최고치를 기록했다.

가뜩이나 조선·자동차 등 주력산업의 경쟁력 하락으로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인구 유출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는 울산이다. 31개월째 탈울산 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울산의 순 유출인구는 2015년 12월 ­80명, 2016년 ­7622명, 2017년 ­1만1917명, 2018년 ­5970명 등 ­2만5589명에 달하고 있다. 급기야는 지방행정연구원은 울산 인구가 2040년에는 85만9000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광역시 승격과 함께 성장기를 다져온 울산이 ‘인구 절벽’이라는 가장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조선업 등 주력산업 부진과 지역경기 침체 여파로 제조업 생산과 서비스업 생산, 수출·소비(소매판매)·투자(건설수주) 모두 위축돼 있는 울산의 경제현실과도 맞닿아 있는 점을 감안, 일자리를 찾아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던 기회의 땅이자 산업수도의 면모를 되찾는데서 대책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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