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의 가장 위험한 국제분쟁 하나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에 중요한 돌파구가 마련되었다는 희소식이 전해졌다. 대만의 여객선들이 진먼다오(金門島)와 마쭈다오(馬祖島)를 떠나 중국 본토 푸젠(福建)성에 도착했다는 것이다. 이는 이른바소3통(小三通: 通航, 通商, 通郵) 합의에 따라 중국본토와 이에 근접한 대만 2개 도서간의 직접 교류가 허용된 덕분이다.  지난 58년 영유권 분쟁으로 포격전이 벌어져 중국·대만간 극한 대결의 상징이 됐던 진먼다오가 이제 양안간 화해협력의 상징으로 바뀌고있는 것이다. 눈앞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짧은 뱃길을 여는데 51년이 걸린 셈이니 양안 관계사에 있어 큰 획이그어진 셈이다. 이같은 양안간의 훈풍이 점차 확산되어 동북아 전체의 화해무드 조성에 좋은 영향을 주기를 기대한다.  이번 양안간 관계개선 움직임이 더욱 값져 보이는 이유는 지난해 5월 천수이볜(陳水扁)총통 취임 이후 양안간 관계가 긴장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불식되었다는데 있다. 중국은 대만 분리주의자였던 천총통이 집권하면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독립 움직임을 막겠다는 위협을 가해 대만해협의 높은 파도를 예고했었다.  그러나 양측이 그 후 상대방 자극을 삼가하는 자제의 지혜를 발휘한 덕분에 양안 관계는 크게 악화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비공식적인 경제교류는 더욱 확대된것으로 알려졌다.  새해를 맞아 이뤄진 양안간 직항로 개설은 그 성사시점으로 보아도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세계는 유일한 초강대국인 미국의 정권교체를 앞두고과연 부시 공화당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의 대외정책에 어떤 변화가 올지 일종의 관망상태에 들어가 있다. 이처럼 미묘한 상황속에서 대만과 중국이 적극적으로 관계개선 노력에 나섰다는 사실은 양측이 자신들의 문제는 스스로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  중국과 대만간 양안 관계와 남북한 간의 관계는 많은 상이점과 함께 유사성을 갖고있어 서로 교훈을 얻고 전범을 끌어낼 수 있는 면이 많다. 한반도의 화해와 양안간의화해가 당사자들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함께 추진되어 서로 상승효과를 일으키며 동북아 전체의 평화지수를 높이게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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