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부유식 해상풍력 단지 조성이라는 울산시의 꿈이 난관을 만났다. 세계적으로도 걸음마 수준인 부유식 해상 풍력을 앞세워 신재생에너지 선도도시로의 도약과 함께 관련 원천기술을 확보, 제2의 조선산업 부흥 지렛대로 삼겠다는 계획의 첫 단추격인 ‘실증용 부유식 해상풍력발전기 설치’사업부터 주민 수용성 문제로 차질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먼 바다에 설치, 민원발생 소지가 적고 저렴한 비용과 확장성을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태풍에 의한 위험성과 해양환경파괴에 따른 어민 피해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하면서 주민 반발을 의식한 기초자치단체의 반대에 부딪치고 있는 것이다.

울산시는 부유식 해상풍력발전 시험용 파일럿 플랜트 개발사업을 위해 내년 상반기 울산 앞바다에 부유식 해상풍력발전기 1기를 설치한다고 2일 밝혔다. 750㎾급 중수심용으로, 우리 나라에 설치되는 최초의 부유식 해상풍력발전기다. 예정대로 설치되면 노르웨이와 영국, 일본, 포르투갈에 이어 세계 다섯 번째로 부유식 해상풍력발전기를 실증하는 국가가 된다. 설치 장소는 울산시 울주군 서생면 앞바다가 유력하다. 서생면 앞바다는 풍질 등 양호한 풍력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0분간 초속 평균 8.5m 이상 풍속을 유지하고, 수심도 40m 이상으로 바다 위에서 전력을 생산하는 부유식 해상풍력발전기 설치가 가능한 해역으로 시는 파악하고 있다.

그렇지만 관할 지자체인 울주군이 풍력발전기 설치의 핵심 행정절차인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 절차 과정에서부터 제동을 걸고 있다. 안정성 미검증, 어장파괴 우려 등의 이유로 사업자측이 신청한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를 20개월 넘게 내주지 않고 있는 것이다. 2016년 5월 시작된 사업은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에 편승해 탄력이 예상됐으나 지역 주민 수용성 확보를 요구하는 울주군에 의해 계속 지연되고 있다. 자칫 국내 첫 부유식 해상풍력단지 조성 자체가 물거품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부유식 해상 풍력은 국내 현실에 가장 적합한 신재생에너지로 여겨지고 있다. 또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 울산의 조선·해양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해양기술과 관련 인프라를 활용, 산업화한다면 미래신성장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만큼 실증화과정이라도 지켜보고, 주민들이 우려하는 부분들을 도저히 극복할 수 없는 기술적 결함이 나타난다면 그때 재검토해도 늦지 않다는 것입니다. 자칫 막연한 두려움에 사로잡혀 울산의 미래와 관련된 신성장 동력을 스스로 꺼버리는 잘못을 범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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