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3당 “필요시 수사 연장” vs 민주 “정치공세”

여야 정치권은 6일 드루킹 특검의 수사 기간 연장을 놓고 충돌했다.

자유한국당을 포함한 야당은 이날 소환된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경남지사를 사실상 공범으로 지목하며 일제히 실체적 진실 파악을 위한 연장이 불가피하다고 압박했다. 

특검의 1차 수사기간 만료(25일)까지 아직 20여일의 시간이 남았지만 여론 형성을 위한 군불 때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민주당은 특검이 피의사실을 공표하며 ‘망신주기 수사’를 하고 있다고 김 지사를 엄호하면서 야당의 특검 수사기간 연장이 ‘정치공세’라고 방어막을 쳤다.

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국회 비대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드루킹 사건 관련 의혹이 국민 전체를 위해서도 밝혀질 건 다 밝혀져야 한다”면서 “김 지사 소환 결과를 보고 필요하다면 (특검) 연장을 이야기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김 지사가 특검 수사개시 41일만에 소환되면서 이제야 비로소 특검의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됐다”며 “25일 종료되는 특검 1차 수사기간은 남은 수사과제를 감안할 때 부족하므로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 드루킹 사건 진상조사단장인 김영우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김 지사가 킹크랩 시연에 참여해 같이 했다면 범죄 행위의 공동정범”이라며 “앞으로도 밝혀져야 할 게 많기 때문에 특검 기간은 연장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바른미래당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은 회의에서 “민주당 인사들의 특검 수사 흠집 내기가 그야말로 도를 넘었다”며 “검경의 부실 수사 은폐 의혹 등 특검이 아직도 수사에 착수하지 못한 게 많은데 수사기간이 충분하지 못하다면 수사기간을 연장해서라도 모든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특검의 수사 기간 연장은 특검이 판단할 사항”이라면서도 “특검이 필요하다고 연장신청을 했는데 대통령이 거부하는 건 참 쉽지 않은 결정”이라고 전망했다. 

민주평화당은 이용주 원내대변인은 통화에서 “특검이 끝난 뒤 조사가 미진했다느니 내용이 빠졌다느니 하는 논란이 일지 않게 특검의 충분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특검이 판단할 문제지만, 아직 상당부분 수사 착수도 안됐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연장해야 된다고 본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특검의 교묘한 언론플레이와 망신주기, 확인되지 않은 피의사실 공개에 우려를 표한다”며 “야당은 수사기간 연장으로 정치공세 궁리만 하는데, 특검은 특검법에 따라 수사를 제대로 하면 될 것이고 정치권은 인터넷 민주주의를 바로잡는 제도 개선에 매진해야 한다”고 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오늘 조사로 김 지사의 결백이 더욱 분명해질 것이라 확신한다”며 “특검팀은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데 집중해야 한다. 오락가락하는 정보를 언론에 흘리는 행위는 정치 특검이란 오명만 남길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드루킹진상조사단 단장인 송기헌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특검이 여론을 의식해 무리하게 김 지사를 피의자로 전환했다”고 반박했다. 

박영선 안민석 의원 등은 SNS를 통해 김 지사에게 ‘힘내시라. 당당하시라’, ‘더 단단한 지도자가 되길 바란다’는 등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여야가 수사기간 연장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것은 결정 권한을 대통령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특검법에 따르면 수사 만료 3일 전까지 특검이 대통령에게 기간 연장 사유를 보고하고 대통령이 이를 승인하면 한 차례에 한해 30일간 수사 기간이 연장된다.

대통령이 특검의 수사기간 연장 요청을 승인하지 않을 경우 국회가 여야 합의로 새로운 특검법을 통과시키지 않는 한 특검은 예정대로 종료되며, 특검은 수사 내용을 관할 지방검찰청으로 넘겨야 한다.

야당이 원내에서 절대 우위를 차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특검 수사의 연장 여부는 여론이 결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셈이다. 

과거 박근혜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박영수 특검이 수사기간 연장을 요청했을 때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거부로 특검 수사는 검찰로 넘어간 사례가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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