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원 3명이 자민련을 국회원내교섭단체로 만들어주기 위해 탈당, 곧바로 자민련에 입당한 사태는 한국정치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우리 정치가 아직도 물리적인 힘과 숫자놀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과 정치인들이 국민들의 마음은 안중에도 두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국민들은 그동안 새해 아침만 되면 우리 정치가 좀더 발전하고 성숙하기를 간절히 바라왔다. 정치가 다른 분야에 비해 너무나 뒤져있기 때문이다.  첫째는 시기적으로 그렇다. 새해 아침, 특히 한세기가 바뀌는 새해 아침을 맞아 많은 국민들은 새로운 기대와 포부 그리고 희망을 꿈꾸며 다짐을 하고 덕담을 나눈다. 수많은 사람들이 바다와 산을 찾아 새 결의를 다지며 해맞이를 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나 1월1일자 신문1면과 새해아침 방송뉴스를 장식한 민주당의원 이적파문은 국민들에게 정치에 대한 희망은 차치하고 아주 불쾌하고 듣기싫어하는 뉴스를 만들고 말았다.  둘째는 우리 정치가 언제나 힘과 숫자놀음에서 벗어날수 있느냐 하는 의문이다. 물론 민주정치는 의회정치가 기반이요 의회정치는 의석수에 따라 움직이기 마련이다.그러나 정치가 반드시 의석수에 의해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선거결과는 국민들이 판정내린 일종의 명령이다. 상하원 의석이 상대당에 비해 부족한 상태에서도 클린턴대통령은 미국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왔으며 새로 들어서는 부시정권 또한 상원의석이 민주·공화 양당으로 반분됐다 해서 정치를 못할 처지는 아닌 현실을 우리는 배워야 한다.  특히 자민련이 지난 선거에서 패배해 원내교섭단체 조차도 구성하지 못함으로써 오랫동안 당해온 설움과 소외감을 한나라당측이 감싸안지 못하고 외면한 점도 어쩌면정치력 부족으로 지적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같이 새해 아침 우리 국민들을 무척 불쾌하게 만든 의원 임대사태는 우리 정치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며 여야 구분할 필요없이 반성할 필요가 있다. 물리적인 힘보다는 정치력, 수적 우세보다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고 인위적으로 정치조작을 하기보다는 신뢰와 원칙, 그리고 순리적으로 현안을 풀어가는 새정치가 더더욱 요구되고 있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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