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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생명사랑 정신건강 도시, 울산으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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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8.08  21:5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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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경승 울산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울산의 한 특정장소에서 불행한 사건이 이어지더니 진보의 아이콘으로 존경받던 한 정치인이 스스로의 삶을 마감한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다. 자살은 전 인류적인 엄청난 문제다. 전 세계에서 한해 백만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2016년 한해 우리나라에서는 1만3092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0년 이상 줄곧 OECD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는 교통사고 사망자의 2배 이상, 당뇨병과 고혈압으로 인한 사망자를 합친 것과 비슷한 숫자다. 실로 엄청나다.

우리 울산은 어떤가? 좋은 소식은 울산의 자살률이 2014년 이후 조금씩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6년까지 정신건강 및 자살과 관련한 울산의 지표는 나쁘지 않다.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23.5명으로 전국평균 25.6명보다 낮고, 8개 특·광역시 중 5위, 17개 광역시도 중 14위를 기록했다. 가장 보편적인 정신건강 지표인 성인의 스트레스 지수와 우울감 경험률은 전국 최하위 수준으로 정신건강 지표가 가장 좋다는 말이다. 나쁜 소식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살률은 OECD 평균 11.8명보다 두배 가까이 높다는 사실이다. 더구나 조선업 등 경기침체 여파로 작년과 금년은 더 높아지지 않을까 심히 염려된다. 울산대교의 유명세는 이러한 배경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촛불혁명을 통해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지난 1월 자살, 교통사고, 산재 사망과 관련해 국민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2022년까지 연간 자살자 수를 1만명 이하로 줄이겠다고 천명했다. 적극 환영할 일이다. 자살예방의 전략을 한마디로 압축한다면 고위험집단을 규명해 장기적 목표를 세워 위험요인을 감소시키고 보호요인을 증진시키는 개입전략을 실행하고 지속적으로 평가하면서 새로운 시도를 해나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 7가지의 총체적 전략이 필요하다.  ①고위험 인구의 규명. 자살의 세 가지 고위험 집단은 노인과 우울증, 그리고 경제적 위기집단이다. ②도움찾기 행동의 촉진 ③정신건강서비스에 대한 접촉 ④위기대응과 사후관리 확립 ⑤치명적 수단에 대한 접촉 제한 ⑥생존기술 증진 ⑦사회적 관계망과의 연결 촉진.

이러한 이론적 배경에서 울산시는 2020년까지 자살률을 20명까지 낮춘다는 중장기 목표 하에 범사회적 자살예방환경 조성, 맞춤형 자살예방서비스 제공, 자살예방 정책추진 기반강화라는 3대 전략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이를 위해 울산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는 구군 기초센터와 함께 생명존중 및 정신건강위기상담전화(1577-0199)를 통해 24시간 위기대응 상담을 하고 있으며, 자살예방 게이트 키퍼 양성교육, 자살예방 전문가 양성교육, 취약계층 유관기관 실무자 역량강화 등 교육사업을 통해 자살예방을 위한 인적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시는 문제가 된 특정장소의 위험성을 해결하기 위해 택시기사에 대한 생명사랑지킴이(게이트 키퍼) 교육을 실시하고, 창원시의 마창대교와 같은 롤린더 시스템을 도입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시의적절한 대처라고 평가된다.

전쟁이 일어나면 참혹한 파괴가 눈에 보일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이 한해 1만3000명이 넘는다는 것은 우리의 내면이 파괴되어 가고 있는 참담한 현실을 보여준다는 사실에 눈을 떠야 할 것이다. 이 참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특정 전문가, 특정 관계자, 특정 부처의 관심만으로는 불가능하다. 복지, 고용, 의료, 교육 등 범부처의 관심과 역할이 필수적이며, 모든 시민들이 함께 자살예방에 참여하기 위한 사회적 공감과 공동체 의식, 그리고 이를 실행에 옮길 지역의 의지가 필요하다. 우리 시가 국민생명지키기 3대 프로젝트에 적극 동참하고, 생명존중도시, 정신건강도시로 가기 위해 다음 두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광역자살예방센터를 조속히 도입해 광역시 단위의 조직적이고 일관성있는 자살예방사업을 수행할 컨트롤 타워가 시급하다. 현재 8개 특·광역시 중 5개소의 광역자살예방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둘째, 광역시에 독자적인 정신보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부서의 신설이 시급하다고 본다. 현재 한 사람의 인력이 이 모든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는 것은 실로 건강도시를 지향하는 울산의 위상에 맞지 않다. 정신건강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는 시대이니 만큼 이 문제들이 조속히 해결돼 “정신건강 생명존중 울산으로” 가는 길이 하루라도 빨리 다가오기를 기대해 본다.

김경승 울산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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