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중구 원도심에 자리하고 있던 중부도서관에 또 날벼락이 떨어질 지도 모르게 됐다. 중구청은 시립미술관에 부지를 내주고 옛 기상대 부지에 새로 건립하기로 돼 있는 중부도서관을 혁신도시로 옮기는 방안이 대두될 가능성이 없지 않기에 하는 말이다. 이는 2만명에 육박하는 혁신도시 주민들과 공공기관 직원들의 도서관 설립 요구에 따른 도서관 건립 방안의 한 가능성으로 검토되는 것일 뿐이라지만 혹여라도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 혁신도시에 도서관이 필요하다면 새로 건립하는 방안을 찾아야지 중부도서관 이전으로 해결할 일은 결코 아니다.

도서관은 규모와 상관없이 많을 수록 좋다. 현재 울산지역에는 공공도서관이 18개 있다. 작은 도서관도 160개에 이른다. 울주군 범서읍 구영리에 자리한 선바위도서관과 최근 문을 연 울산도서관(시립)에는 늘 사람들이 북적인다. 학교 건물과 비슷한 딱딱한 분위기를 탈피해 밝고 자유로운 현대적 분위기의 도서관이 시민들의 여가생활 공간으로 자리잡으면서 ‘책 읽는 도시 조성’에도 한몫하고 있는 것이다.

혁신도시에도 분명 도서관이 필요하다. 혁신도시를 구상하면서 도서관 부지를 확보해놓지 않은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고 해야 한다. 인구 밀집도도 높은데다 젊은 층이 많아서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도시계획시 우선적으로 확보하는 어린이놀이터처럼 도서관 설치도 의무화하는 제도 마련이 아쉽기만 하다.

하지만 중부도서관은 예정대로 울산시립미술관 인근에 건립해야 한다. 미술관 부지가 협소하다는 이유로 중부도서관을 혁신도시로 옮겨가는 것은 울산시립미술관의 독창성을 덜어내고 강점을 약화시키는 것에 다름 아니다. 미술관과 도서관은 함께 있을 수록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문화시설이기 때문이다. 향후 시립미술관의 공간협소가 새로운 문제점으로 등장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렇다고 해서 처음부터 큰 미술관을 고집할 일은 아니다. 미술관 평가에 있어 더 중요한 것은 건축물의 규모가 아니라 소장작이며, 운영비용을 고려한다면 큰 미술관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오히려 미술관 협소 문제가 등장할 때쯤 도심을 벗어난 넓은 공간에 제2미술관을 건립하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도서관과 미술관이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으로서 전국에서 으뜸가는 접근성과 다양성을 갖춘 문화공간 확보와 도심 미술관이 갖는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교외 미술관 확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방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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