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지출 축소·자금확보” 재무장관 발표도 무용지물

미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터키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가제재까지 부과하자 터키리라화가 폭락했다. 

10일(현지시간) 오후 5시30분께 리라화는 전날보다 16%가량 하락한 1미달러 당 6.5리라대에 거래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로 추가제재를 알린 후 한때 리라달러환율은 6.8703리라까지 치솟았다. 

전날 마감 환율 대비 23% 급등한 수치다. 

리라는 미국발 악재에 그야말로 ‘검은 금요일’을 맞았다. 

최근 리라화 폭락은 터키·미국 관계가 악화한 결과다. 

터키는 미국인 목사 장기 구금, 이란 제재 불참, 관세 보복, 시리아 해법 이견 등으로 미국과 반목하고 있다. 

이달 1일 미국이 앤드루 브런슨 목사 장기 구금을 이유로 터키 장관 2명에 제재를 부과한 후 리라터키환율은 심리적 저지선인 5리라 선을 뚫었고, 8일 만에 6리라도 돌파했다. 

7일 외교차관을 단장으로 하는 터키정부 대표단이 미국 국무부를 찾아 갈등 해소를 모색했으나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9일 빈손으로 귀국했다. 

양국이 협상에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는 소식에 리라화는 장 초반 13%가 폭락했으나 오후 들어 리라달러환율이 6리라 아래로 떨어지며 안정을 찾아가는 듯했다. 

그러나 오후 4시께 트럼프 대통령이 “터키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관세를 2배로 올리라고 했다”고 공개, 리라화는 더 깊은 나락으로 떨어졌다. 

이날 에르도안 대통령 사위인 베라트 알바이라크 재무장관이 신(新)경제정책을 발표했지만 외환시장을 안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알바이라크 장관은 공공부문 비용 절감과 세입 확충으로 350억리라(약 7조원) 규모를 확보하고,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보장하겠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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