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영화’ 3편 대기록 눈앞…“가족·프랜차이즈 영화 인식 넓혀”

▲ '신과함께' 제작자 원동연 대표

영화 ‘신과함께’ 시리즈를 만든 원동연(53) 리얼라이즈픽쳐스 대표는 요즘 한국영화계에서 부러움을 한몸에 받는다. 

제작자로서 영화 1편의 흥행도 쉽지 않은데, ‘천만영화’를 무려 세 편이나 배출하는 대기록을 앞뒀다. 

지난겨울 개봉한 ‘신과함께-죄와벌’(1천441만 명)에 이어 이달 1일 선보인 ‘신과함께-인과연’도 1천만 명 돌파 카운트다운에 돌입했다. 2012년 개봉해 1천232만 명을 불러모은 ‘광해, 왕이 된 남자’도 원 대표 손끝에서 나온 작품이다. 

‘쌍천만 영화’ 제작자로는 윤제균(‘해운대’ ‘국제시장’), 최동훈(‘암살’ ‘도둑들’) 감독이 있지만, ‘삼천만 영화’는 원 대표가 처음이다. 감독이 아니라 순수 제작자라는 점도 차별점이다. 

최근 서울 종로구 수송동에서 만난 원 대표는 “’신과함께2‘ 개봉 첫날 가족 3대가 극장에 와서 함께 보는 모습을 보고 흐뭇했다”면서 “가족 간 결속력을 높이고, 같은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패밀리 무비‘로 자리매김한 것이 흥행 요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누구나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교훈적인 이야기이면서도 사운드나 음악, 웅장한 화면, 높은 기술력 등이 결합해 ‘보고 듣는 재미’를 준 점도 주효했다.

원 대표는 얼마 전 대만에서 열린 ‘신과함께2’ 프로모션 행사에 다녀왔다. 그는 “대만에 처음 갔는데, 현지 반응이 어마어마했다”면서 “많은 분이 배우들의 이름을 부르고 아는 체 해주셔서 깜짝 놀랐다”고 전했다.

‘신과함께2’는 대만 개봉 첫날인 지난 8일 12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며 대만 박스오피스 1위를 석권했다. 이는 올해 대만에서 개봉한 영화 가운데 ‘어벤져스:인피니티 워’에 이어 2위 기록이다. 

이제 관객의 관심은 3, 4편이 언제 나올지에 쏠린다. 원 대표는 “대만에 갔을 때 김용화 감독을 비롯해 하정우, 주지훈 등 배우들과 모여서 논의했다”면서 “3, 4편을 잘 준비해서 이른 시일 내 함께 찍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귀띔했다. 

다만, 시나리오 작업과 배우들의 스케줄을 고려할 때 3, 4편 제작 시기를 못 박기는 아직 이르다. 1, 2편에서 동명 원작 웹툰 내용을 모두 소화한 만큼 그 이후 시리즈는 완전히 새롭게 써야 한다. 

원 대표는 그러나 “이미 캐릭터가 구축된 데다, 원작이 없는 만큼 모든 것이 열려있어 오히려 편안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원 대표는 영화 ‘돈을 갖고 튀어라’(1995) 각본 집필을 시작으로 영화계 입문했다. 이후 ‘싸이렌’(2000) ‘마지막 늑대’(2004), ‘미녀는 괴로워’(2006), ‘마린보이’(2008) 등을 제작했다. ‘신과함께’ 시리즈 연출과 ‘미녀는 괴로워’ 각본·연출을 맡은 김용화(47) 감독과는 특히 인연이 깊다.

원 대표는 “김 감독과는 20년 동안 친한 형 동생으로 지냈고, 많은 일을 함께 겪었다”면서 “김 감독이 제 인생을 구했고, 제 가족을 먹여 살렸다”고 했다.

‘신과함께’ 탄생도 죽이 척척 맞는 두 사람이 의기투합해서 가능했다. 

원 대표는 웹툰 판권을 산 뒤 ‘만추’의 김태용 감독과 영화화를 추진했다가 방향성이 맞지 않아 김용화 감독과 다시 손을 잡았다. 덱스터스튜디오를 이끄는 김용화 감독은 당시 ‘미스터 고’(2013)의 흥행 참패로 실의에 빠져있었다. 원 대표는 “김 감독이 처음에는 고사하다가 ’미스터 고‘ 이후 시각적 특수효과와 같은 기술력은 한번 해볼 만하다 싶어 수락했다”면서 “결과적으로 윈윈이었다”고 말했다.

‘신과함께’ 시리즈는 한국형 프랜차이즈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원 대표는 “이제 한국 영화도 처음부터 프랜차이즈로 기획하는 것이 가능해졌고, 가족 영화에 대한 인식도 달라졌다”면서 “앞으로 ’신과함께‘ 후속 시리즈에 매진하는 한편 중급 규모의 프랜차이즈 영화를 기획, 개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