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남북노동자통일축구대회 참석차 방남한 주영길 조선직업총동맹 중앙위원회 위원장(오른쪽)과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이 11일 오후 서울 용산구 용산역 광장에 설립된 일제강제징용 노동자상에 헌화하고 있다.

남북 노동자 축구대회 참석차 서울에 온 북한 노동단체 조선직업총동맹(직총) 주영길 위원장은 11일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사회 계층의 광범위한 연대를 구축해야 한다며 '민족자주'의 원칙을 강조했다.

주 위원장은 이날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남북 노동자단체 대표자회의'에서 "우리 노동자들은 판문점 선언을 지지하는 광범한 각계각층과의 폭넓고 견고한 '4·27 연대'를 실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각 계층 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판문점 선언 이행 운동을 하나로 집결시켜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거세찬 물줄기를 이루게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주 위원장은 "우리는 6·15 공동선언을 계승하나 판문점 선언을 자주통일의 대강으로 틀어쥐고 선언 이행을 가속화하기 위한 활동을 적극 벌여나가야 한다"며 "여기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민족자주의 원칙을 확고히 견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통일을 '우리 민족 내부 문제'로 규정하고 "자기 집안 문제를 남의 집에 내맡기는 것처럼 어리석은 것은 없다"며 "지난 10년이 보여주는 바와 같이 민족 내부 문제를 놓고 남의 눈치를 보고 밖에 들고 다녀서는 언제 가도 북남관계를 겨레의 지향과 염원에 맞게 풀어갈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나라의 통일 문제를 슬기롭고 재능 있는 우리 겨레의 힘과 지혜를 모아 민족의 의사와 염원에 맞게 풀어나가도록 해야 한다"며 "민족 내부 문제에 남들이 간섭하려 들거나 훼방을 노는 데 대해서도 묵과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남과 북 전체 노동자는 판문점 선언을 위해하려는 모든 시도에 견결히 맞서 싸워나가며 판문점 선언의 중단 없는 이행을 위해 실천을 백방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화답했다.

김 위원장은 "남북 노동자의 모든 활동은 철저히 '우리민족끼리'의 정신, 민족자주의 원칙 아래 이뤄질 것이며 평화와 통일을 방해하는 모든 외세의 지배와 간섭을 단호히 배격하는 데 앞장서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표자들의 회합에서 나아가 남과 북의 노동자들이 더 많이, 더욱 통 크게 만나 조국통일의 기운을 만들어내자"며 "나아가 우리 민족의 각계각층이 만나게 될 '통일 대회합'에 남북 노동자들이 마중물이 되자"고 밝혔다.

그는 "오늘날 남과 북의 정상들이 만나고 북과 미국의 대화가 어렵게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 평화의 봄이 실현된 것은 아니다"라며 "외세는 아직도 우리 조국의 통일을 방해하며 북에 대한 제재 소동도 멈추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남북 3개 노동단체는 이날 대표자회의에 이어 산별, 지역별 모임을 하고 비공개로 교류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를 마친 북측 대표단은 용산역에 있는 강제징용 노동자상을 찾았다. 강제징용 노동자상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으로 희생된 조선인 노동자를 형상화한 것으로, 작년 8월 세워졌다.

북측 대표단은 양대 노총 조합원 등 수백명이 모인 가운데 강제징용 노동자상에 헌화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남북 노동자 축구경기를 관람할 예정이다.

[경상일보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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