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항아리 50여개 출토
청동국자·쌀겨등도 발견
韓 고고학사 최고 술도가
면밀한 추가 조사는 필요

▲ 지난 7월26일 경주 성건동에서 나온 8세기 초대형 신라 창고. 서라벌문화재연구원 제공

지난달 경주 도심에서 발견된 신라 초대형 창고유적이 과연 술을 빚는 술도가였을지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형산강변 성건동 창고유적에서는 8세기 무렵 건물터 유적 4기와 땅에 묻은 대형 항아리 50여개가 출토됐다. 항아리는 지름과 높이가 대략 1m로 추정된다.

일부 항아리 안에서는 청동 국자, 청동 자루, 청동 용기 뚜껑과 함께 현미를 도정해 백미로 만들 때 나오는 외피와 배아 혼합물인 쌀겨가 두 바가지 분량 정도 발견됐다. 또 흙으로 빚은 깔때기와 항아리를 덮는 다양한 크기의 뚜껑도 나왔다.

깔때기와 국자가 출토된 점으로 미뤄 항아리에는 액체를 보관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깔때기는 무언가를 거르는 데 사용하는 도구이고, 뚜껑을 덮을 정도면 항아리에 귀중한 사물을 담았을 가능성이 크다.

만일 성건동 창고유적에서 술을 만들고 보관했다면 한국 고고학 사상 최초의 고대 술도가가 된다. 중국 쓰촨(四川)성 청두(成都) 양조장 지하에서 발견된 원대 양조시설 수이징팡(水井坊) 유적에 비견할 만한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서라벌문화재연구원 차순철 조사단장은 “아직은 단정하기 어렵다”며 “좀더 명확한 유물이 확보돼야 술도가로 확인될 수 있어, 면밀한 추가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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