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40여일 남았으나 물가가 급등하면서 일부에서는 추석 선물을 미리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대목이 되면 물가가 많이 오를 것을 우려한 현명한 소비다. 하지만 추석용품은 미리 준비하기 어려운 농수축산물 등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기에 그마저도 쉽지 않다. 폭염으로 인해 농수축산물이 폭등하고 있다. 과일·채소 등은 전년 동기 대비 30% 넘게 올랐다. 추석물가가 걱정이다.

지난 주말 주춤했던 더위가 다시 기승이다. 울산지역은 13일 한낮 최고기온이 34℃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되자 지난 주말 해제된 폭염주의보를 오전 11시를 기해 다시 발효했다. 폭염으로 인해 채소와 과일의 수확량이 줄어들었다. 수확량 감소는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폭염은 농산물 뿐 아니라 수산물에도 영향을 미친다. 잎채소가 폭염에 녹아들고 열매도 열리지 않고 있다. 수산물은 수온이 오르면서 출하량이 줄었다. 갈치와 꽁치 등의 가격도 전년 대비 20~30% 인상됐다. 닭·오리·돼지 등 가축의 폐사도 이어지면서 축산물 가격도 지난달에 비해 3.3% 올라 14개월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안 오르는 게 없다’는 걱정이 쏟아지고 있다.

물가상승은 가계 부담과 영세자영업의 타격으로 이어진다. 주부들은 장보기가 겁난다. 인건비 부담이 증가한데다 재료비까지 상승하자 요식업계는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더위 탓에 손님이 대폭 줄어든 전통시장은 생활물가까지 오르자 손님이 더 줄었다며 아우성이다. 문제는 한여름 물가가 추석 대목시장까지 이어진다는 것이다. 정부도 폭염피해가 추석물가까지 영향을 미칠까 조바심을 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 “폭염과 가뭄으로 일반 농가와 축산·과수 농가 피해가 심각하다”며 “수급 이상이 소비자 물가 부담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하고 ‘제사상 물가’에 비상이 걸리지 않도록 해 달라”고 각별히 당부했다.

울산시도 추석물가 관리를 서둘러야 한다. 농수축산물의 수급조절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가격변동을 관찰하고 정부의 비축물량 방출 계획을 파악해서 시장의 움직임을 조절하는 등의 대책 수립은 필수다. 특히 울산은 유통시스템이 어느 도시보다 열악해서 가격 상승을 부추길 우려가 없지 않다. 사재기 등 불공정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울산시의 각별한 관리도 필요하다.

폭염이 언제 멈출지 알 수가 없다. 울산은 다음주까지도 최고 기온이 32~34℃까지 오를 것으로 예고돼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폭염일이 예년 평균인 4.3일보다 길었던 해의 신선식품 물가 상승률은 8%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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