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에 의한 군대위안부 동원사실은 여전히 외면하면서도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새롭게 기술한 일본의 2003학년도 고교용 "최신 일본사"가 9일 문부과학성의 검정을 통과했다.

 문부성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1986년 역사왜곡 파문을 일으켰던 고교용 역사교과서 "신편 일본사"의 개정판인 "최신 일본사"를 비롯해 도쿄서적, 시미즈서적 등이 제출한 총 6종의 교과서 검정신청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최신 일본사"는 "우리 고유의 영토가 타국의 위협에 직면해 있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며 "북방영토는 러시아에 점령된 채로 있으며, 한국이 시마네현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명칭)의 영유권을, 중국이 오키나와현 센카쿠(중국명 댜오위타이)의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고 기술하고 있다.

 "최신 일본사"가 한국이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는 독도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교과서에 기술하고, 이런 내용이 문부성 검정을 통과함에 따라 논란이 예상된다.

 또 문제의 교과서는 일선 고교에서 사용중인 전체 26종의 현행 검정교과서 가운데 유일하게 군위안부를 기술하지 않고 있으며, 이번에도 군위안부 문제를 다루지 않은 채 검정을 통과했다. 문부성은 "검정제도상 집필자가 기술하지 않은 내용을 포함시키도록 지시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이 교과서는 이와 함께 고대사 부분에서는 "야마토 조정은…아직 통일이 없는 낙동강 하류의 가야(임나)에 세력을 뻗친 것으로 생각된다"는 내용을 기술, 현행본과 마찬가지로 임나일본부설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최신 일본사"는 ▲한일 합방조약 체결의 강제성 기술 강화 ▲일본 독자적 판단에 의한 명성황후 시해사실 기술 ▲황민화 정책의 내용중 신사참배 추가 ▲이씨 조선 용어사용 중지 등 현행본과 비교해 개선된 부분도 담고 있다는 평가이다.

 정부는 "최신 일본사"에 대한 1차 평가에서 "최종합격본의 경우, 상당부분 수정을 통해 현행본 수준으로 유지되었으며, 일부는 현행본보다 기술이 개선됐다"고 긍정평가하면서도 독도 영유권의 추가 기술, 임나일본부설 주장, 일제 강제동원의 미흡한 기술 등 문제점을 남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는 앞으로 "한일 역사공동연구위"의 활동을 통해 올바른 역사기술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경주할 방침이다.

 일본 고교에서는 역사가 선택과목으로 되어 있으며, 현행 총 26개 교과서 가운데 올해 6개, 내년 20개가 문부성 검정을 신청했거나 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해에는 황국사관으로 무장한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측이 집필한 2002학년도 중학교용 교과서가 문부성 검정을 통과함으로써, 역사왜곡 문제를 둘러싸고 한국과 중국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도쿄=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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