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광복절 경축사 분석

대외경제정책연 분석 바탕
국내경제 성장 효과 강조
‘여성’ 단어만 7차례 언급
여성독립운동 역사 재조명
최근 性갈등 고조 감안한듯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밝힌 남북경협에 따른 경제적 효과 최소 170조원과 함께 ‘여성’키워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30년간 남북경협에 따른 경제적 효과가 최소 17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은 정부의 역점 정책인 일자리 창출 저조와 함께 추락하는 국내경제에도 큰 변화를 몰고올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남북경협 경제효과 170조원

문 대통령이 언급한 연구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지난해 12월 내놓은 ‘남북한 경제통합 분석모형 구축과 성장효과 분석’ 보고서로 전해졌다. 이 보고서는 올해부터 2047년까지 30년간 7대 남북경협사업을 추진했을 때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경제성장 효과를 총 169조4000억원으로 추산했다.

남한에 가장 큰 경제성장 효과를 가져다주는 경협사업은 개성공단으로, 30년간 누적 경제성장 효과가 159조2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보고서는 이런 상황을 가정하면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한 근로자의 수가 초기 5만5000명 규모에서 33만명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남북한의 비교우위를 감안할 때 남한 경제성장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생산요소는 북한이 공급하는 노동력”이라며 “북한 노동력은 남한 실질노동인구를 증가시켜 경협으로 인해 감소하는 투자재원을 상쇄하는 효과를 가져온다”고 밝혔다.

이어 금강산관광(4조1200억원), 단천지역 지하자원 개발(4조800억원), 조선협력단지(2조6000억원), 남북 철도 및 도로연결(1조6000억원) 등의 순으로 경제성장 효과가 컸다. 한강하구 공동이용(-3000억원)과 경수로(-1조9000억원)는 남한 경제에 마이너스 성장 효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 7대 경협사업들이 북한 경제에 가져올 효과도 추산했는데, 향후 30년간 총 248조9000억원 규모로 남한보다 이익 규모가 컸다. 북한에는 남북 철도 및 도로연결(92조6000억원)이 가장 경제성장 효과가 컸고 개성공단(51조3000억원), 단천지역 지하자원 개발(34조4000억원) 경수로(29조3000억원), 금강산관광(17조3000억원) 등의 순이었다.

보고서는 “개성공단 같은 공단 형태의 남북경협이 남북한 모두에 가장 큰 성장 효과가 있고, 남북한 경제 격차 완화에 최고로 기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향후 남북경협도 공단 형태 개발을 우선시하는 것이 양측에 큰 이익을 안겨줄 것”이라고 제언했다.

◇‘여성’이 중요 키워드 배경

문 대통령은 이날 20여분간 이뤄진 경축사에서 ‘여성’이라는 단어만 7차례 언급하는 등 연설의 상당 부분을 여성 독립운동의 역사를 재조명하는 데 할애했다. 여기에는 최근 혜화역과 광화문 등에서 열린 성차별 반대 집회에 수만 명의 여성이 참여하는 등 성(性)을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여성들은 가부장제와 사회·경제적 불평등으로 이중 삼중의 차별을 당하면서도 불굴의 의지로 독립운동에 뛰어들었다. 그럼에도 여성의 독립운동은 깊숙이 묻혀왔다”며 “정부는 여성과 남성, 역할을 떠나 어떤 차별도 없이 독립운동의 역사를 발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각종 발언 때마다 ‘남성과 여성’ 대신 ‘여성과 남성’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고 청와대 관계자는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대표적인 여성 독립운동가의 이름도 하나씩 호명했다.

문 대통령은 “1932년 제주 구좌읍에서는 일제의 착취에 맞서 고차동, 김계석, 김옥련, 부덕량, 부춘화, 다섯 분의 해녀로 시작된 해녀 항일운동이 제주 각지 800명으로 확산됐다”고 말했다.

김두수기자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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