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동구가 주민들로 구성된 공원지킴이회를 구성한다. 지역 내 수많은 공원관리를 지역주민 스스로 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자치단체의 행정에 시민들이 참여하는 작은 사례에 불과한 공원지킴이에 주목하는 이유는 도심 속에 크고 작은 공원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음에도 관리부실로 인해 제 역할을 못하는 공원들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공무원이나 공공근로를 통해 관리하기는 벅찰 정도로 공원 숫자가 많다. 동구만 해도 총 73개 공원이 있다. 공원내 시설물은 운동기구, 벤치 등 2575점에 이른다. 반면 이를 관리하는 공원녹지과 소속 공무원은 5명에 불과하다. 그들이 공원만 관리하는 것도 아닐 뿐더러 수시로 현장을 점검하지 않고는 관리가 힘들다는 현실을 고려하면 공무원들에게 공원관리의 책임을 묻는 것은 무리다. 관리가 안된 공원은 시민 휴식처가 아니라 오히려 우범지대가 될 수 있다. 공원 내 시설물도 관리가 안되면 흉기가 된다. 지역주민들이 스스로 공원 관리에 나서야 하는 이유인 것이다.

동구는 이미 지난달 한마음체육공원 지킴이회를 구성했다. 30여명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앞으로 각 공원마다 지킴이들이 구성돼 관리를 해나가면 동구의 각종 공원은 주민들의 삶 속에 깊이 들어가게 될 것이다. 단순히 깨끗한 공원을 갖게 되는 것을 넘어서 공원이 공동체의식 향상의 구심체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공원지킴이 활동에 대한 또다른 기대감이기도 하다.

뉴욕 센트럴파크가 맨해튼의 심장으로 불리며 세계인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저변에는 주민들의 사랑이 깊이 작용하고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우리 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이 바로 9000개가 넘는 벤치에 붙어 있는 작은 동판이다. 죽은 이를 추모하거나 삶을 찬미하는 간단한 글귀가 적혀 있는 이 동판은 벤치의 신설과 보수를 위한 기금 마련 차원에서 시작돼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기금관리는 공원을 운영하는 비영리단체 센터럴파크보전국이 하고 있다. 센터럴파크가 민간단체에 의해 관리됨으로써 오늘날까지 조성 초기와 별반 다르지 않게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특정 정치인이 치적으로 위한 장소로 활용하거나 시민들의 의사에 반한 시설물들을 마구잡이로 세우는 우리의 공공장소와는 사뭇 다른 이유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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