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최저기온 25.3도…낮에 데워진 바다 식지 않고, 습기 품은 공기가 열 가둬

▲ 울산 간절곶
[연합뉴스 자료사진]

[경상일보 = 연합뉴스 ] 최장 연속 폭염특보 일수 기록을 갈아치운 올해 여름 울산에서 밤 기온이 가장 높은 곳은 바닷가인 간절곶으로 나타났다.

    바다 근처라 종일 시원할 것 같지만, 오히려 밤 기온은 도심 근처인 울산기상대(중구 서동)보다 높은 것이다.

    18일 울산기상대에 따르면 올해 첫 폭염특보가 발효된 7월 11일부터 연속 폭염특보가 끝난 지난 11일까지 32일간 울산 공식 평균 최저기온은 25도로 나타났다. 평균적으로 열대야 기준(25도 이상)을 충족한 것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평균 최저기온 23.7도보다 1.3도 높은 것으로 올여름이 밤, 낮으로 더웠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이 기간 밤에 가장 더운 곳은 울주군 서생면 간절곶이다.

    울산기상대 자동기상관측(AWS) 장비가 있는 7곳(삼동·두서·간절곶·울기·매곡·정자·온산) 중 간절곶의 평균 최저기온은 25.3도로 유일하게 울산기상대 공식값인 25도보다 높았다.

    간절곶에 이어 높은 곳은 울주군 온산 24.52도, 북구 정자 24.4도, 동구 울기 24.3도, 울주군 삼동 23.3도, 울주군 두서 23.2도, 북구 매곡 22.9도 순이다.

    간절곶 최저기온이 가장 높았던 날은 지난 4일로 28.2도까지 올랐다.

    이날 간절곶 평균 기온은 29.7도로 1.5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고, 최고기온 31.6도와도 불과 3.4도 차이다.

    열대야 기준으로 따지면 연속 폭염특보 32일 중 21일 동안 간절곶에서 열대야가 생긴 셈이다.

    한반도 육지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으로 유명한 간절곶은 '곶'(바다로 돌출한 육지)이라는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바다와 닿아 있다.

    바다 바로 옆이라서 낮에는 시원하지만, 바다 때문에 오히려 밤 온도는 높다.

    열용량이 큰 바다는 육지보다 온도가 천천히 올라가고, 천천히 식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낮에는 바다의 찬 바람이 육지로 불지만, 밤에는 낮에 데워진 바다가 식지 않아 주변 온도가 내려가는 것을 막는다.
 

울산 간절곶
[연합뉴스 자료사진]
 

    습기도 큰 영향을 미친다.

    물을 머금은 공기나 구름은 건조한 공기보다 열을 더 많이 가두고 있다.

    같은 온도라도 사우나에 들어가면 더 덥게 느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즉, 바다 근처 공기가 육지보다 습하기 때문에 온도가 높은 것이다.

    간절곶에 이어 밤 온도가 높은 온산과 정자, 울기 등도 모두 바다와 멀지 않다.

    이명인 울산과학기술원(UNIST) 폭염연구센터장은 "기온이 상승하면 대기 중 수증기가 늘어나서 구름이 더 자주 생기게 된다"라며 "해안가 주변 밤 기온이 떨어지지 않는 현상이 더 자주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도심은 인공적으로 발생하는 열이 많기 때문에 도심 밤 온도가 해안보다 낮다고 볼 수는 없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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